▲ 금리상승에 은행권 가계대출 4개월 만에 감소 전환 [사진=연합뉴스]

[윤수지 기자]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4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하지만 기업대출은 한 달 새 12조원 이상 불어나면서 증가폭은 7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60조5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천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감소하다가 지난 4월(1조2천억원) 반등한 뒤 5월(4천억원0), 6월(2천억원)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증가폭이 점차 줄면서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계대출 증감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91조원)이 한 달 사이 2조원 늘었다. 이 가운데 1조1천억원은 전세자금대출이었다.

▲ 은행 가계대출 추이 [한국은행 제공]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68조2천억원)은 2조2천억원이 또 줄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째 감소세다. 감소 폭도 2004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7월 기준으로 가장 컸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동향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택매매 관련 자금 수요 둔화에도 집단대출, 전세자금대출 취급이 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하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감소 폭이 대출금리 상승, 대출 규제 등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 대출도 지난달 1조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5천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조6천억원 급감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이 3천억원, 제2금융권에서 8천억원 줄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등으로 상환이 증가하면서 전달 대비 감소 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 기업 자금조달 추이 [한국은행 제공]

예금은행 기업 대출의 경우 증가세가 7개월째 이어졌다.

지난달 말 기준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1천137조4천억원으로 한 달 새 12조2천억원 불어 7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사업자 대출 2조원을 포함해 6조8천억원 늘었고, 대기업 대출도 5조4천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7월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고,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작년 7월(9조1천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황 차장은 "중소기업 대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 분기 말 일시 상환분 재 취급, 부가가치세 납부, 시설자금 수요 등으로 크게 늘었다"며 "대기업 대출도 금리 상승에 따른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 등 영향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7월 말 현재 2천200조2천억원으로 6월 말보다 10조3천억원 줄었다.

수신 종류별로는 저축성 예금으로의 자금 이동, 계절적 증가 요인(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등) 소멸, 부가가치세 납부 등을 위한 기업자금 유출 등의 영향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이 53조3천억원이나 감소했다.

▲ 주요 금융기관 수신 추이 [한국은행 제공]

하지만 정기예금의 경우 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제고 노력, 수신(예금)금리 상승 등으로 개인과 기업 자금이 들어오면서 31조7천억원 불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7월 한 달간 14조5천억원 증가했다.

국고 여유자금 유입, BIS비율(국제결제은행 권고 자기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6월 인출된 은행 자금의 재예치 등에 머니마켓펀드(MMF)가 7조4천억원 늘었고, 주식형펀드에도 2조8천억원이 들어왔다.

하지만 채권형펀드에서는 1천억원이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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