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김정일의 칠순 생일을 맞아 북한 관영매체에서 온갖 찬양과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우스꽝스러운 기사 한 편이 주목된다.


<류(類)다른 ‘생일선물’>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글은 “김정일 동지는 주체혁명 위업을 위하여 밤낮이 따로없이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라는 김일성의 말을 인용하며 김정일의 생일에 관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김정일의 생일을 맞는 “어느해 2월 명절의 아침”이었다고 언급한 이 기사는 “위대한 장군님께서 계신 방으로 들어선 한 일꾼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김정일이 “무더기 쌓여 있는 문건들을 보시며 사업에 전념하고 계셨던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서 “일꾼은 위대한 장군님께 온 나라 인민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생신날 하루만이라도 편히 휴식하실 것을 말씀드렸”지만, “일꾼을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시던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나에게는 오늘이 여느날과 다름없는 노동일이라고, 사실 나는 벌써 ‘생일선물’을 받고 즐겁게 생일을 쇠는 중이라고 웃으며 말씀하셨다”고 이야기했다.


과연 이 글이 알려주고자 하는, 김정일이 받았다고 한 ‘생일선물’은 무엇이었을까? “수북이 쌓여있는 문건 무더기를 한 손으로 두드리시며 ‘이것이 내가 받은 ‘생일선물’입니다, 얼마나 흐뭇한 일입니까’라고 하시며 미소를 지으셨다”고 이 글은 증언(?)했다.


그러자 “순간 일꾼은 목이 꽉 메여올랐다”면서, 결론으로 “이렇듯 만민의 다함없는 축원을 받으셔야 할 생신날에도, 오로지 조국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는 데서 기쁨을 찾으시는 분이 바로 우리 장군님”이라는 선전을 쏟아냄으로 글은 마무리되었다.


이처럼 김정일에 대한 북한정권의 미화와 찬양이 늘 나름대로의 ‘명분체계’를 배후에 깔고 진행되기 때문에, 그 명백한 비정상성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효력을 갖는 것으로 판단된다.


용남군 기자 ygshow@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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