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김정남이 물 먹인 것은 김정은 북한이기 전에 남쪽 종북파와 얼치기 햇볕주의자들이었다.
 
남쪽 종북파와 얼치기 햇볕주의자들은 연평도 포격이 “남쪽이 군사훈련 등 북을 자극한 탓”이라고 우겼다. 그러나 김정남은 “북이 서해 일대를 분쟁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남쪽이 대응하지 못할 줄 알고 의도적으로 도발한 것”이라는 투로 말했다. 남쪽 종북파와 얼치기 햇볕주의자들이 들으면 ‘수구꼴통’이라 할 것이다.

남쪽 종북파와 얼치기 햇볕주의자들은 북의 금강산 재산 강탈이 남쪽의 ‘강경책’ 때문에 당한 일이라고 우긴다. 그러나 김정남은 그것이 북의 ‘무지에 의한 행동’이라고 못 박았다. 남쪽 종북파와 얼치기 햇볕주의자들이 들으면 ‘극우’라고 할 것이다.

김정남은 나진 선봉 특구에 대해 개혁개방 없이 그게 과연 싱가포르 같이 될 수 있을까 회의했다. 북이 개혁개방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 마치 이쪽이 햇볕을 먼저 쬐어주지 않은 탓인 것처럼 말하는 남쪽 종북주의자들과 얼치기 햇볕주의자들과는 영 다른 말이다. 원인 결과를 보는 눈이 서로 정반대인 것이다. 그렇다면 김정남의 언사는 '보수반동, 반북 히스테리'인가? 종북파와 얼치기들은 그렇게 말하고 싶을 것이다.
 
김정남은 북 주민들에게 계속 ‘허리 벨트’를 조이라고 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도 했다.
남쪽 종북파와 얼치기 햇볕주의자들은 북 주민들의 배고픔은 이쪽이 퍼주기를 안 한 탓이라고 우긴다. 그러나 김정남은 그들의 배고픔은 궁극적으로 북 권력의 잘못 된 정책 탓임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역시 종북파와 얼치기들이 들으면 ‘냉전적’ 어쩌고 하며 게거품 깨나 뿜을 것이다.

결국, 남쪽 종북파와 얼치기 햇볕주의자들은 김정일 맞아들 김정남보다도 훨씬 더 친북적이거나 선(先)개혁개방 반대론자들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친북, 종북파야 김정일 ‘꼬붕’이었으니 당연히 그럴 위인들이라 하겠지만, 딱히 사상적 극좌는 아니라는 일부 우파출신 얼치기 햇볕주의자들이 그러는 건 정말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다. 그들은 이미 김정남 발언을 두고 “밀려난 자의 삐딱함‘이라고 헐뜯었다. 하하하, 놀고 있네. 김정남이 자기들 말 사기(詐欺) 김 뺀다고 화가 난 모양이지?
류근일<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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