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로부터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선처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호소 움직임이 재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검찰에 보낸 탄원서를 통해 "현재 글로벌 경제위기가 우려되고 있는 만큼 국내 재계 3위인 SK그룹의 최 회장이 오너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검찰이 선처를 해주기 바란다"고 2일 밝혔다.

 

SK그룹 임직원들도 최근 최 회장이 불구속 기소되지 않도록 검찰에 호소한 바 있다.

 

재계는 작년 말 전격 구속된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이어 최 회장까지 불구속 기소되는 등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구속이 아니더라도 불구속 기소라도 된다면 엄청난 ‘경영공백’이 예상된다”며 “일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회사게시판을 통해 최 회장 선처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일 움직임도 있다”고 밝혔다.

 

장기간에 걸친 강도높은 검찰 수사로 SK그룹은 작년 말 마무리했어야 할 인사와 조직개편, 투자계획 수립은 물론 그룹 단위 중요행사인 시무식도 취소했다.

 

SK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임직원들은 최 회장을 단순한 대주주 경영인이 아니라 그룹의 가장 큰 성장동력으로 생각하고 최 회장의 리더십을 믿고 따르고 있다”며 “최 회장이 불구속 기소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관계자는 “작년 최 회장은 중국, 중동, 남미 등에서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패키지형 사업 개발을 추진중”이라며 “이들 사업의 경우에는 각국 정부의 최고위층을 상대로 하다 보니 최 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인데 불구속 기소라도 되면 이들 사업은 물건너 가게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조4천억원을 주고 최종 인수하게 된 하이닉스[000660]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는 과감한 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최 회장의 기소로 투자의사 결정이 6개월만 늦어져도 겨우 지키고 있는 2위 자리마저 경쟁업체에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하이닉스를 포함, SK그룹 전체 구성원이 ‘흑룡의 해’에 최 회장이 경영에만 전념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검찰이 불기소나 기소 유예의 수준으로 정리해 줄 것을 하나같이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수석 부회장은 SK텔레콤 등 18개 그룹계열사가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천800억원 가운데 500억원을 선물투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로 작년말 검찰에 구속됐으며 최 회장도 여기에 관여한 의혹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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