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전력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발전소가 잇따른 고장으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14일 오전 8시 36분께 발전용량 95만㎾급 고리 원전 3호기가 멈춰서면서 발전이 정지됐다. 전날 저녁 8시 5분쯤 울진 1호기(95만㎾)가 정지된지 단 12시간 30분 지나서다.

 

이로써 이날 현재까지 가동되지 않고 있는 원전은 이들 두 사고 원전에다 정비에 들어간 울진 4호(100만㎾), 5호(100만㎾), 월성 4호(70만㎾)를 합쳐 모두 5기에 이르게 됐다.

 

우리나라 전체 원전이 21기이니 만큼 그 중 5기라면 작지 않은 비중이다. 이들 5기의 발전용량을 합치면 460만㎾이다.

 

다만 울진 5호기는 오는 22일, 월성 4호기는 하루 앞선 21일 각각 정비를 마치고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에 460만㎾ 중 170만㎾ 분은 곧 다시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설명이다.

 

한수원은 이에 더해 전날 사고로 가동이 중지된 울진 1호기도 정부당국의 허가를 받아 이른 시일내 작동을 시키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력당국의 이런 설명에도 낡은 원전의 잦은 고장에 맞물린 발전 이상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은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실제로 발전 정지된 울진 1호와 고리 3호기는 각각 1988년과 1985년 상업운전을 시작했기 때문에 노후화된 원전이다. 당장 이 두 원전이 멈춰서자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전력예비력은 618만㎾로 떨어져 예비율이 한자릿수(8.9%)로까지 곤두박질 쳤다.

 

문제는 이런 발전 정지 같은 비상 상황과 전력예비율의 급격한 하강이 재발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단순한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갔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심각한 설비 이상이 발견된 울진 4호기의 케이스 같은 것이 걱정되는 대목이다. 3주 안팎 기간에 간단한 정비를 마치고 연내 재가동하려다가 그 시기가 내년 4월 이후로 넘어간 경우이다.

 

그런 맥락에서 내년 2월말까지 이어지는 겨울철 전력수요 관리 기간에 원전 7기를 정비하게 되는 것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자칫 울진 4호기와 같은 사례가 되풀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에서다.

 

전력당국은 그러나 이와 같은 공급 불안을 최소화하면서 대용량 전력수요처를 상대로 전기소비 감축을 통해 가능한한 많은 전력을 확보하는 데 진력함으로써 시민 불안을 덜어줄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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