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개월 연속 연 1.25%로 동결했다.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므로 좀 더 지켜보자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13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가계부채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반대로 올리면 가계와 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취약가구나 한계기업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이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돈줄을 조이고 있지만, 지난달에도 은행의 가계대출이 2조9천억원 넘게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은은 작년 7월 이래 열린 9차례의 금통위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0.25∼0.50%포인트로 좁혀졌다.

아직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순유입되고 있지만, 앞으로 미국 연준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린다면 외국인자금 유출 가능성 때문에 한은도 인상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물가상승률이 점차 높아지고 경기도 회복세를 지속한다면 기준금리 인상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엔 수출에 이어 소비와 고용도 회복 기미를 보이는 등 '경기저점론'이 확산됐고 국내 주요연구기관들도 올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등 대외 불안요인은 여전한 상태다.

국내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채무 재조정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이 남아있어 한은이 제반 여건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기준금리 조정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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