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 야음동에 위치한 신화마을은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린다. 원래 신화마을은 1960년대 영남화학 비료공장이 들어서면서 삶의 터전을 잃은 남구 매암동의 주민들이 집단 이주하면서 형성됐다.

마을의 이름인 신화(新和)는 '새롭게 화합해 잘 살자'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언덕에 조성된 마을은 인근 공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공기와 비좁은 골목 등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수십 년 동안 울산의 대표적인 달동네·낙후 지역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신화마을 벽화

신화마을 벽화

그러나 2010년 이곳이 문화관광부의 '마을미술 프로젝트'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마을의 풍경은 바뀌기 시작됐다.

신화마을은 울산시 남구의 주거 지역과 공단의 경계라고 할 수 있는 여천오거리 옆에 자리 잡고 있다.프로젝트에 참가한 미술작가들이 담벼락과 건물에 각종 벽화를 그리고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마을이 관광객이 즐겨 찾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마을 입구는 여천초등학교와 여천오거리 사이에 커다랗게 세워진 간판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을이 언덕을 타고 형성됐기 때문에 둘러보려면 완만한 오르막길을 걸어야 한다. 차량도 다닐 수 있는 큰 길이 가운데 있고, 양쪽에 좁은 골목들이 나뭇가지처럼 뻗어 있는 모양새다.

각 골목에는 고래, 암각화, 동화, 착시, 음악, 동심, 한국 명화, 세계 명화 등 다양한 테마로 그려진 벽화가 있다. 마을 초입에는 울산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를 벽화로 옮겨 놓았다.

'고래문화특구'가 있는 남구답게 푸른 배경에 그려진 커다란 고래 그림도 눈길을 끈다.

음표가 화려하게 그려진 '음악의 골목', 땅따먹기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게 묘사된 '동심의 골목', 재미있는 착시 그림을 그려놓은 '착시의 골목' 등은 타지의 벽화 마을과 다른 색다른 재미를 준다.

마을 위로 올라가면 고흐, 칸딘스키, 르누아르, 세잔 등 유명 화가의 작품을 벽화로 만날 수 있고, 이중섭과 박수근 등 우리나라 화가의 그림도 재현돼 있다. 또 절로 미소를 짓게 하는 해학적인 벽화와 글귀, 조형물이 있어 '다음 골목에는 어떤 작품이 나올까'라는 생각으로 지루하지 않게 골목을 둘러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벽화 앞에서 찍는 '셀카'도 놓치지 말자. 마을은 걸음이 느린 사람도 넉넉잡아 30∼40분 정도면 골목 구석구석까지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부담 없는 크기다. 마을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작은 동산에 꽃이 만개한 수십 그루의 벚나무가 기다리고 있다. 매년 봄이 되면 분홍빛으로 물든 벚꽃이 신화마을에 화사함을 더해 준다.

남구는 신화마을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골목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미술해설사도 운영하고 있다.

미술해설사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한 주 5일 운영된다. 문의는 ☎ 052-913-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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