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 기자] 한미일 3국이 14일부터 15일까지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이지스함 레이더 체계로 북한 탄도미사일을 공동으로 탐지·추적하는 미사일경보훈련(Missile Warning Exercise)을 실시한다.

해군은 "오늘부터 이틀 동안 한국과 일본 인근 해역에서 한미일 미사일경보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경보훈련은 지난 1월 20∼22일 훈련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미사일경보훈련은 가상의 적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정보 분야 훈련으로, 작전 분야에 속하는 탄도미사일 요격은 제외된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 해군 세종대왕함, 미국 해군 커티스 윌버함, 일본 해상자위대 키리시마함 등 고성능 레이더를 갖춘 이지스구축함 3척이 투입됐다. 세종대왕함은 한국 해역에서, 커티스 윌버함과 키리시마함은 일본 해역에서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훈련은 실제 표적을 발사하는 게 아니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북한 탄도탄을 모사(模寫)한 가상의 모의 표적을 각국 이지스구축함이 탐지 및 추적하고 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또 "2016년 10월 제48차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의(SCM) 합의 결과에 따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미일 3국간 미사일 탐지 및 추적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실시하는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SCM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 3국 미사일경보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미일 3국 미사일경보훈련은 이번이 네 번째다. 3국은 작년 6월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미사일경보훈련을 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도 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은 작년 11월 한일 양국의 군사정보 공유를 위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 이후 두 번째 훈련이지만, 양국 이지스함은 직접 정보를 주고받지는 않고 미국 위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는 게 해군의 설명이다.

해군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일 GSOMIA 체결 이후 양국 이지스구축함 체계 연동 점검 등 상호 정보 공유를 향상시키는 방안을 같이 모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한미일 미사일경보훈련이 3국 미사일방어(MD) 체계 통합을 위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MD와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안보 상황에 따라 훈련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훈련은 이달 6일 북한이 스커드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한 지 8일 만에 하는 것이다.

당시 북한이 쏜 미사일 가운데 3발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에 떨어졌고 북한은 미사일 발사 이튿날 공식 매체를 통해 이들 미사일이 주일미군기지를 겨냥한 것이라고 공언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2일에는 괌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을 쏴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북한은 다음 달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과 같은 달 25일 군 창건 85주년을 맞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적 수준의 도발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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