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호 기자]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풍계리 핵실험장 2번과 3번 갱도 입구에 대형 위장막을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백두산'(대포동)계열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추가 핵실험 등 연쇄적인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판단, 대북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21일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지난 9일 5차 핵실험을 실시한 2번 갱도 입구와 추가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큰 3번 갱도 입구에 모두 대형 위장막을 설치했다"면서 "이들 갱도 입구의 위장막은 5차 핵실험 이전에 설치됐다"고 밝혔다.

2번 갱도 입구에 설치된 위장막이 핵실험 이후에도 철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가 공개한 위성사진에서 드러난 바 있다. 하지만 3번 갱도 입구에 위장막이 설치된 사실은 그간 공개되지 않았다.

▲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도 핵실험 준비를 마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위치.[국방부 제공]

당국이 핵실험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3번 갱도에서 6차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유력한 근거도 입구에 설치된 대형 위장막 때문이다.

국방부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은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항상 되어 있고 2번 갱도의 일부 가지 갱도나 3번 갱도에서 다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정부의 한 소식통은 "2번 갱도와 3번 갱도 주변 상황은 5차 핵실험 직전의 상태와 동일하다"면서 "2개의 갱도에서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1차 핵실험(2006년 10월9일)은 1번 갱도에서, 2차(2009년 5월25일)·3차(2013년 2월12일)·4차(2016년 1월6일)는 2번 갱도에서 실시했다. 지난 9일 5차 핵실험 장소도 4차 핵실험이 이뤄졌던 곳에서 400~500m 떨어져 있다.

▲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주변을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지난달 27일 촬영된 사진(왼쪽) 왼쪽 윗부분에 있는 광차(mining carts)가 이달 15일 촬영된 사진(오른쪽)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두 사진 가운데 위장막(net canopy)은 그대로 있다.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이 지난 8월 사변적인 행동조치를 계속 보일 것을 지시한 이후 16일 만에 5차 핵실험을 했다"면서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당 기념일 등 의미 있는 날을 선택해 핵실험과 백두산계열의 ICBM 발사 도발 등의 행동조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전날 공개한 '백두산계열의 액체로켓'은 대포동 계열의 장거리 미사일로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대포동 1호는 사거리 2천500㎞의 IRBM(중거리 탄도미사일), 사거리 1만㎞의 대포동 2호는 ICBM으로 각각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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