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욱 기자] 갤럭시노트7의 자체 리콜이 결정에 따라 이를 구매한 고객들 중 환불보다는 제품 교환을 받으려는 경우가 훨씬 많으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노트7 구매자 입장에서 대안이 마땅치 않은 데다가, 환불은 이달 19일까지만 가능하지만 교환 기간은 내년 3월까지 6개월여 남았기 때문이다.

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휴대전화 매장과 이동통신 대리점 등에서 갤럭시노트7에 대한 환불이 시작됐으나 신청자가 소수에 그쳤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불안감을 느낀 일부 고객들이 기기를 반납하고 환불을 받아 갔으나 그런 고객이 많지는 않았다"며 "콜센터에도 환불 문의보다는 '언제쯤 교환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는 국내에서 갤럭시노트7 제품 교체가 개시되는 19일 당일까지 원하는 고객에게는 환불해 준다는 방침을 밝히고 공시지원금 위약금 면제 등 환불 고객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그러나 환불보다는 교환을 택하는 고객이 훨씬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교환 대 환불 비율을 7대 3으로 가정해 삼성전자의 손익을 계산하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환불보다 교환이 '대세'가 된 가장 큰 이유로 관련 업계는 넉넉한 교환 기간을 꼽는다. 삼성전자는 교환 기한을 잠정적으로 내년 3월로 정했다.

특히 상당수 사용자는 일단 서비스센터에서 배터리 점검을 받아 보고 지금 갖고 있는 갤럭시노트7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판정이 나오면 한동안 이를 그대로 쓰다가 교환 가능 기한이 임박했을 때 새 제품으로 교체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게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일부 사람들은 이런 움직임을 10여년 전 유행한 광고 문구에 빗대 '생명 연장의 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한에 여유가 있다 보니 고객들이 굳이 일찍 교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스마트폰의 생명을 반년이나 연장할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갤럭시노트7 구매자는 "어차피 빨리 교환해도 다시 세팅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비슷하다"며 "6개월 정도 더 쓰다가 새 제품으로 교환하는 게 여러모로 이득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 구매 고객층의 특성상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환불 대신 교환을 선호하는 이유다. 현재 갤럭시노트7을 갖고 있는 사람 대부분은 예약구매자들이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이 예약 구매를 많이 한다"며 "브랜드 파워나 기능 등을 고려할 때 이들에게 갤럭시노트7 외에 마땅한 대안은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예약판매로 팔린 갤럭시노트7 40만 대 가운데 10만 대 이상이 물량 부족 등으로 인해 아직 개통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예약만 하고 단말을 받지 못한 고객은 예약을 취소할 수 있지만, 아직 취소 건수는 많지 않다는 게 이동통신업계의 전언이다.

'뽐뿌' 등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이번 주 공개될 애플의 아이폰7과 LG전자[066570]의 V20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미수령 예약구매자의 글이 줄을 이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예약구매자는 단말 값을 지불한 게 아니어서 일단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곧 나올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해 결정하려는 고객들도 다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