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상반기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의 아파트 재건축단지 평균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고분양가 논란의 중심, 재건축시장' 보고서를 보면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 재건축단지 평균 가격은 올해 6월을 기준으로 3.3㎡당 3천719만원을 찍었다. 

이는 지난 2006년 4분기에 기록한 최고가(3천635억원)를 10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그동안 조합 내부 갈등이나 인허가 절차 지연 등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어오던 강남권 대형 재건축단지들이 관련 문제를 해결하면서 시세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예컨대 잠실주공 5단지는 조합장 재선출 이후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면서 작년 말 대비 2억원 정도 매매가가 상승했다. 

개포주공 1단지도 개포주공 2단지 등 개포지구 재건축단지들의 잇따른 분양 성공에 힘입어 작년 말 대비 1억5천만원가량 올랐다.

서동한 연구원은 "재건축 분양단지들의 잇따른 분양 성공이 기존 재건축단지의 가격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의 첫 분양단지로 관심을 끈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분양개시 8일 만에 완판됐다. 

청약접수가 1만 건을 넘으면서 2009년 이후 강남구에서 청약이 가장 많이 몰렸다. 청약률은 33.6대 1까지 상승했다. 분양가는 3.3㎡당 최고 4천37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달 입주를 앞둔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의 분양권은 3.3㎡당 5천만 원까지 상승한 상태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달부터 아파트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에 나서면서 이러한 과열 양상은 한풀 꺾일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건수는 지난달부터 1인당 2건 이하, 보증 금액은 3억원 이하로 제한됐다.

서 연구원은 "재건축분양단지의 분양 성공에 사업추진 속도를 내던 재건축 사업장들은 금번 정책변화로 일정 부분 사업속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집단대출 규제가 적용되자 매매가 상승 분위기가 재건축단지에서 일반 아파트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6월에 비해 0.54% 뛰어 같은 기간 전세가격 상승률(0.24%)을 앞질렀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하락한 건 7년 6개월 만이다.

전세가율이 하락한 건 전월대비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좀 더 추세를 봐야겠지만 집단대출 규제에 따라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한 매매가 상승세가 사그라지고 일반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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