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슈지 기자] 가습기 살균제에 이어 국내 1위 정수기 대여(렌탈) 업체인 코웨이의 얼음정수기에서 이물질(니켈)이 검출됐다.

코웨이는 검출된 니켈의 양이 적고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5일 코웨이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얼음정수기 일부 제품에 들어가 있는 부품의 니켈 도금이 벗겨져 소비자가 이를 정수된 물과 함께 섭취하게 되면서 벌어졌다.

통상 니켈은 정수기 부품은 물론 수도꼭지나 주전자 등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물질이다. 견과류나 녹차 등에도 니켈 성분이 함유돼 있다.

문제는 도금이 벗겨진 것처럼 맨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의 니켈을 섭취할 경우를 가정한 안전 기준이 국내에 없다는 것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국내에 (이번에 문제가 된 것과 같은 방식의) 니켈 섭취 기준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 등 해외 기준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니켈 1일 섭취량을 0.5㎎으로 제한하고 있다.

코웨이는 샘플 1천여개를 대상으로 자체 검사한 결과 이런 EPA 기준의 10분의 1∼20분의 1 수준의 니켈이 검출됐기 때문에 소비자 건강에 유해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니켈은 중금속인데다 흡입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섭취 기준이 없다는 것이 곧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소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문제 제품에 대한 결함 여부와 안전성 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정수된 물의 유해성 여부 검증과 얼음정수기 부품의 유해성 여부 검증 등을 담당하는 부처가 서로 달라 어느 부처가 어떤 형태로 검사에 나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기는 며칠에 한 번 쓰는 제품이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처럼 집에 있는 시간에는 상당히 자주 이용하는 제품이라는 점도 소비자의 불안을 더하는 요인이다.

소비자들은 니켈의 유해성 자체는 물론 코웨이가 정수된 물을 통한 니켈 음용 섭취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을 자체적으로 내리고 공식 사과나 리콜 공지 등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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