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 기자] 카타르 법원이 성폭행을 당해 피해사실을 경찰에 신고한 네덜란드 여성을 간통 혐의로 처벌했다.

AFP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출신의 한 여성(22)은 지난 3월 호텔에서 놀다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 여성의 변호인에 따르면 로라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여성은 다음 날 아침 낯선 아파트에서 깨어났다며 자신의 음료에 약물이 들어있었고, 정신을 잃은 사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카타르 경찰은 이 여성을 간통 혐의로 체포했다.

3개월 동안 구금돼 있던 이 여성은 13일 카타르 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천 리얄(약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카타르 법원 관계자는 이 여성이 벌금을 내면 추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여성이 성폭행범으로 신고한 시리아 남성은 혼외 성관계와 음주 혐의에 대해서만 채찍 140대를 선고받았다. 성폭행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이 남성은 성관계가 합의에 따른 것이었으며 여성이 돈을 요구하고 시계와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 관계자는 이 여성이 하루빨리 카타르를 떠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폭행 피해를 주장한 여성이 구금된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로라에게 자유를'(#freelaura)이라는 해시 태그와 함께 카타르의 조처에 항의하는 운동이 일었고,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재발 방지를 위해 적절한 절차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네덜란드 언론은 이 여성과 동행한 친구가 매춘부로 일하는 것을 인정했다며 여성의 진술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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