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KSLV-2)의 1단과 2단에 들어갈 75t급 액체엔진이 75초 동안 계획한 시간을 잘 연소하며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75t 엔진은 한국형 발사체의 핵심 기술이다. 연소시험의 최종 목표 시간인 140초의 절반을 이번 시험에서 달성하며 한국형 발사체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8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75t 엔진을 75초간 연소시키는 시험이 계획대로 진행됐다고 9일 밝혔다.

지난 5월 3일 첫 불꽃을 내뿜은 75t 엔진은 이날 1.5초의 짧은 순간 연소가 진행됐다. 이어 5월 18일 시험에서는 30초간 연소했고, 이번에는 이의 2배 이상인 75초 동안의 연소시험을 무사히 마쳤다. 항우연은 이번 시험 데이터를 분석한 뒤 다음에는 140초 연소시험을 진행할지를 검토 중이다.

항우연은 "75t급 액체엔진의 연소 불안정 문제는 현재 어느 정도 해결했으며 대형 로켓의 추진제 탱크 제작의 어려움도 극복했다"고 밝혔다. 로켓의 추진제 탱크 두께는 일반적인 산업용 탱크 두께보다 매우 얇아 용접과정에서 쉽게 변형되는 것이 문제였다.

▲ 75t 엔진 연소시험 중인 나로우주센터의 모습.

한국형발사체 사업은 길이 47.2m의 3단 로켓 전체를 우리 기술로 제작해 2020년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제일 아래 1단은 75t 엔진 4개를 묶은 것이고 그 위에 75t 액체엔진 1개를 올린 것이 2단이다. 3단에는 7t급 액체엔진 1개가 들어간다.

지금껏 한국은 우주 로켓의 핵심 제조 기술을 외국에 의존해왔다. 2013년 1월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도 일부는 러시아제 로켓이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한국이 독자적으로 로켓 제조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개발하는 로켓은 2020년 이후 발사될 국내 첫 무인 달 탐사선에도 쓰일 예정이다. 한국형발사체 3단 로켓에 한 단을 더 추가할 예정인데, 나로호에 쓰였던 국산 고체 모터가 유력한 후보다.

현재는 로켓의 심장 격인 엔진의 개발과 시험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12월 한국형 발사체에 들어갈 엔진 개발에 필수적인 3개 실험 시설(고공·지상·3단 엔진 연소시험 설비)이 나로우주센터에 마련됐다. 7t급 액체엔진은 지난해 4월 시제 1호기를 조립하고 총 8회에 걸쳐 145초(누적시간)의 연소시험을 거쳤다. 가장 긴 연소시험 시간은 100초였다. (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s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6/09 12: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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