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이번 주 재계에서는 관심이 쏠렸던 조선 '빅3'의 자구계획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은 모두 합쳐 10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내놨다. 주요 자산과 사업을 매각하고 인력 감축, 급여 반납 등으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인데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해운 쪽 구조조정에서는 두 해운사가 희비가 갈린 한 주였다. 현대상선은 사채권자와 채무 재조정에 성공하고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 수순으로 가면서 한숨 돌렸다.

반면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답답한 처지에 놓였다.

사업구조 개편이 진행 중인 삼성그룹에서는 삼성SDS의 물류 부문을 떼어내 삼성물산으로 합병하는 개편이 추진 중이란 소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의 해외 매각은 프랑스 퍼블리시스와의 협상 과정에서 매각 조건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해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 '조선 3사' 10조원 규모 자구계획 추진 = 4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주채권은행들로부터 각각 자구안을 잠정 승인받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조만간 최종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해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조선사별 자구안의 규모를 보면, 현대중공업은 3조5천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5천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이 준비 중인 자구계획 규모는 5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모두 합치면 10조원 이상이다.

조선 3사는 유가증권·부동산 등의 자산 매각, 주요 비상장회사의 기업공개(IPO), 사업 매각,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이런 규모의 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부실이 심각한 대우조선은 과잉설비와 적자 해소 차원에서 해상선박건조대인 '플로팅 독(floating dock)' 5개 중 2개를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대우조선의 독 수는 현재 7개에서 5개(플로팅 3개, 드라이 2개)로 줄어들어 생산설비가 약 30% 감축되는 효과가 난다.

이에 따라 인력도 2천300여 명을 추가로 줄여 전체 인원을 1만 명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하청업체 인력까지 고려하면 현재 4만 명가량인 대우조선 관련 인원수는 3만 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전체 자구안 규모는 애초 알려진 것보다 1조원 이상 많은 5조2천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 현대기아차 "2020년까지 친환경차 28종 개발" =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인 권문식 부회장은 지난 1일 부산벡스코에서 열린 '2016 부산국제모터쇼 미디어 초청행사'에서 2020년까지 세계시장에 28개 친환경차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지난 1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 신차 발표회에서 밝힌 26개 차종에서 2개가 늘어난 수치다.

최근 '디젤게이트'와 미세먼지 문제 등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투자를 확대,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2위로 올라선다는 게 현대기아차의 포부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총 12개 차종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목표대로라면 4년 이내에 16개의 친환경차를 추가로 개발해야 한다. 

권 부회장은 또 "2018년 1회 충전으로 320km 이상을 주행하는 전기차를 비롯해 성능이 대폭 향상된 수소전지차 전용 모델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현대상선, 큰 파고 넘어 순항 중 = 현대상선이 총 8천42억원 규모의 사채권자 채무재조정을 순조롭게 마무리하며 경영 정상화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이번에 가결된 사채권자 채무조정안은 회사채의 50% 이상을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2년 거치·3년 분할상환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4천억원 이상을 자본으로 확보할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가장 중요한 절차인 용선료 협상에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미 전체 용선료 협상을 좌우할 주요 컨테이너선사 5곳과는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했고, 그 외 벌크선사들에 최종 제안을 제시한 상태다. 결과는 다음 주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관문인 해운동맹 합류를 위한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해운동맹체 '디 얼라이언스'에서 일단 제외된 현대상선은 9월께 회원사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합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 디 얼라이언스 소속 6개 회사 중 4곳이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앞으로 2개 회사의 동의만 얻으면 되기 때문에 해운동맹 가입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 삼성가 오너 삼남매 모처럼 한자리에 = 호암상 기념행사에서 삼성 오너가 삼남매가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재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식 시상식부터 참석했다. 이어 용인 삼성인재개발원에서 식후 행사로 열린 음악회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등이 합류해 오너가 삼남매가 나란히 참석했고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도 함께했다.

시상식 식후 행사로는 해마다 신라호텔 만찬을 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올해는 음악회로 바뀌었다. 호암상 시상식과 식후 행사는 이건희 회장이 매년 손수 챙겨왔다는 점에서 올해부터는 이 부회장의 고유한 색이 입혀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 삼성 사업재편 다시 시동 = 한동안 잠잠하던 삼성의 사업재편 움직임이 재계를 다시 들썩이게 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SDS의 물류부문을 분할해 삼성물산으로 합병하는 사업개편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SDS는 오는 8일께 이사회를 열어 글로벌 물류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부문 분할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해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지위에 오른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SDS 물류부문과의 합병을 계기로 해외 물류 사업 등에서 시너지를 내면서 경쟁력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아직 물류부문 분할안을 완전히 확정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시중에는 여기에 보태 삼성SDS의 IT솔루션 서비스 부문을 삼성물산의 자회사로 편입시킨다는 사업개편 방향에 대한 관측이 떠돈다.

또 우면동 R&D 캠퍼스에 입주한 연구개발 인력을 삼성전자로 편입하고 나머지 사업부문인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인력은 삼성SDS의 자회사인 미라콤(상장사)으로 독립시킨다는 설도 나왔다.

그동안 삼성SDS를 놓고는 오너가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오너가 삼남매 합계 17%)인 만큼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 동국제강 재무구조개선 약정 졸업 =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여온 동국제강이 2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했다. 2014년 6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지 2년 만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는 등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4천200억원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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