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산지로 잘 알려진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는 질 좋은 장미를 생산하는 국가로도 유명하다.

케냐에 이어 아프리카 2위의 장미 수출국인 에티오피아는 외국 회사들이 생산지로 눈독을 들일 만큼 매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수도 아디스바바에서 약 38㎞ 떨어진 홀레타 지역의 장미 농장에서 만난 갈리카(Gallica) 대표 스테판 모티어는 프랑스인이었다.

모티어 등 프랑스인 7명과 벨기에인 1명이 갈리카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으며, 에티오피아에서 장미, 칼라, 수국 등을 생산해 세계 각지로 수출한다.

모티어는 "에티오피아 내에서 화훼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 중 현지인이 가장 많고, 나처럼 프랑스나 네덜란드 등 유럽 출신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 십년 간 화훼 산업에 종사해온 모티어는 원래 에콰도르에 기반을 두고 사업을 했지만, 알맞은 기후와 고도 등을 갖춘 에티오피아 화훼 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10년 전 이곳으로 옮겨왔다.

에티오피아의 화훼 산업은 1980년대 초 국영 농장에서 시작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민간의 참여가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그는 "우리 농장 일대 해발고도가 2천600m 정도 되는데, 덕분에 꽃이 서서히 자라면서 탐스럽게 피기 때문에 상품 가치가 높다"고 자랑했다.

또한 "에티오피아는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노동력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과거 몇몇 화훼 농장의 열악한 노동 환경 때문에 논란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에티오피아 정부에서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우리 회사는 우리가 생산한 꽃을 사는 사람들이 당당하고 행복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직원들의 복지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갈리카의 농장 직원은 모두 330명으로 약 80%가 여성이다. 직원들이 주 44시간 이상 일하지 않도록 하고, 무료 점심식사와 의료 혜택 등을 주고 있다. 월급은 평균 70달러 수준인데, 이는 에티오피아 공장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 40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농장 측은 밝혔다.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주민들의 요구사항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농장 내 2만ℓ규모 물탱크에서 물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최근에는 주민들의 요청으로 마을 초등학교 시설을 개선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약 40㏊(40만㎡) 농장에서 하루 1만5천∼1만8천 송이의 꽃을 생산하는데, 절반 가까이를 유럽으로 보내고 중동(25%), 아시아(15%), 미국 등으로 수출한다.

한국으로도 매주 3천 송이 이상의 장미를 보내고 있다. 그는 기자가 한국에서는 많은 연인들이 '로즈데이'라 불리는 5월14일 장미꽃을 주고받는다고 설명하자 "어쩐지 요새 주문량이 평소보다 부쩍 늘었다"면서 "지난주에만 한국으로 5천여 송이를 보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수진 특파원 김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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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5/14 10: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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