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호 기자] 4월28일 '유튜브'에 올라온 제주 강정마을을 배경으로 한 동영상 한 편이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총을 든 군인들이 강정마을 안쪽에 나타남'이란 제목의 이 동영상에서는 몇몇 민간인이 군용 트럭을 가로막은 채 트럭에 타고 있는 군인들을 심하게 나무라고 있고 군인들은 고개를 숙여 카메라를 피하고 있다.

소위 '강정마을 활동가'가 올린 것으로 알려진 이 영상은, 훈련을 마친 뒤 '사주경계' 자세를 취한 채 이동하는 트럭 위 군인들을 '활동가'와 강정마을 회장이 '주민들에게 총을 겨눈다'고 몰아세우며 큰소리로 항의하는 과정을 담은 것이었다.

해병대 트럭을 가로막고 군인들에게 호통을 치고 있는 사람들 (@유튜브 동영상)

영상을 올린이는 동영상 설명에 아래와 같은 내용을 적었다.

“해군은 34억 5천만원의 구상금을 내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트럭에 타서 총을 들고 사격 자세를 취한 채 마을 안을 돌아다닌다. 해군기지가 들어섰으니 강정마을까지 강제로 접수하겠다는 것인가? 주민들과 함께 강정마을회 조경철 회장이 해군에게 마을 안으로 돌아다니지 말라고 강력히 항의하지만, 해군 장교는 들은 척 만 척 그저 철수하겠다는 말만 반복하는데…"

만약 잘 모르는 사람이 문제의 영상을 본다면, 한국 정부가 주민들을 보상금도 주지 않고 강제로 내쫓은 뒤 해군기지를 만들었고, 이후 군인들이 ‘실탄’을 장전한 채 주민들을 겨누는 등의 행동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것처럼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1,000억 원이 넘는 각종 보상금이 지급됐고, '외부 세력들'이 현지에 전입신고를 한 뒤 '주민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또한 군대에 다녀온 남성 네티즌들은 영상 속에서 군인을 모욕하는 이들에 대한 반발이 크다. 한국군의 경우 훈련 중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실탄을 휴대하지 않는 경우가 99% 이상이기 때문이다. 트럭을 타고 이동할 경우 총을 등받이 뒤에 거치하고 ‘사주경계’를 펼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초 동영상을 촬영한 '강정마을 활동가' 측에서는 영상을 계속해서 퍼 나르며 '군인들이 강정마을에서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해군기지 관계자와 현지 소식통 등에게 확인한 결과, 이들의 주장은 사실과는 많이 달랐다.

제주해군기지 측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 4월 28일부터 29일까지 군 뿐만 아니라 경찰, 유관기관까지 참여하는 ‘제주민군복합항 통합항만방호 훈련’을 실시했고 군 당국은 훈련 전에 주요 행정기관에 관련 공문을 보내 협의하에 안전한 훈련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훈련이 시작된 뒤 해병 제9여단 93대대 소속 군인들이 지붕이 없는 트럭을 타고 거점으로 이동을 하면서 총을 트럭 화물칸 등받이 위에 거치해 놓고 ‘사주경계’를 하며 이동하는 것을 본 ‘자칭 강정마을 주민’이라는 사람들이 나타나 트럭 앞에 드러누워 훈련을 방해하고, 군인들의 얼굴을 함부로 찍으면서 거세게 항의했다고 한다.

트럭을 막아나선 이들은 군인들에게 삿대질을 하고 무단으로 군인들을 촬영하기도 했다. (@유튜브 동영상)

해군측은 또한 병력을 이끌던 지휘관의 말을 들은 해군기지전대 측은 즉각 인근 경찰에 신고를 했고, 출동한 지구대 경관이 상황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사건 이후 해군기지전대 측은 입장자료를 통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군인들의 훈련에 대해 부적절한 표현을 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주해군기지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강정마을에는 여전히 ‘활동가’들이 있으며, 이들은 2011년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불거진 뒤에는 아예 전입신고를 해 ‘주민 행세’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주민’ 가운데서도 문제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2011년 상반기 강정마을 일대의 땅값은 3.3㎡당 15만 원 내외. 당시 정부는 이곳 땅주인들에게 3.3㎡ 당 40만 원이 넘는 돈을 보상해 줬다. 이렇게 책정한 1,000억 원 이상의 보상금을 찾아가지 앉은, 진짜 강정마을 땅주인은 현재 단 한명도 없다고 한다. 어떤 이는 보상금은 세 차례나 받았다고 한다. 

그러다 최근 2~3년 사이 중국인들이 제주도 땅을 마구잡이로 사들이면서 강정마을과 제주해군기지 인근 땅값이 3.3㎡당 200~250만 원까지 치솟자 다시 시위를 시작하는 주민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일부 '외부세력'의 개입으로 정상적인 방어훈련이 방해를 받고, 최근 가동을 시작한 제주해군기지를 다시 논란거리로 만들려는 이같은 시도에 대해 진실을 가려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다시 활동을 재개하고 있는 '강정마을 활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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