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이영재 기자) 북한군이 우리 군과 대치 중인 비무장지대(DMZ)에 경계초소를 대거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31일 "북한군이 작년 말부터 DMZ에 경계초소 건설작업을 활발히 하는 것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DMZ에 새로 설치한 경계초소는 전 전선에 걸쳐 2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 경계초소는 수m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한두 명의 병력이 올라가 망원경으로 전·후방을 감시하는 장소다.

경계초소는 수십명의 병력이 상주하는 군사시설인 소초(GP)와는 구별된다. 북한군은 DMZ에서 우리 군의 2∼3배에 달하는 GP를 운용하고 있다.

북한군이 DMZ에 경계초소를 대폭 늘린 것은 우리 군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DMZ 작전을 보다 공세적으로 할 것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

북한군은 2014년부터 DMZ에서 정찰, 매복, 지뢰 설치 등 활동을 눈에 띄게 강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DMZ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우리 군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반면 새로 설치한 경계초소는 전방보다는 후방 감시가 주목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군의 귀순을 막기 위한 '내부 감시용'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우리 군이 최전방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함에 따라 북한군이 내부 단속을 강화할 필요성은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달 7일 직후에는 고성능의 이동식 확성기를 추가 투입해 대북 심리전 수위를 끌어올린 상태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우리나라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삶을 소개하고 북한의 폐쇄적인 독재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북한군의 귀순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의 음향 송출 거리는 10㎞를 넘어 최전방 북한군은 대부분 영향권 안에 들어간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DMZ에 경계초소를 늘린 것은 다양한 목적을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보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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