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강건택 기자)파리 테러와 브뤼셀 테러를 일으킨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잔당이 유럽에서 복수의 추가 테러 공격을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 브뤼셀 공항 자폭테러 직전 CCTV에 찍힌 용의자들

미국의 대테러 담당 관료들이 인터넷 감청, 인적 정보(휴민트), 데이터베이스 추적 등으로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IS 조직원들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후 최근 몇 달 동안 다수의 공격 목표를 선정했다고 CNN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브뤼셀 테러를 저지른 범인들의 아파트에서도 브뤼셀 외에 다른 잠재적 타깃을 표시한 지도가 발견됐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CNN은 IS의 대외작전 담당조직이 파리, 런던, 베를린, 벨기에의 주요 도시, 그 밖의 도시 등 모두 5곳의 유럽 도시를 공격하기 위해 모두 60명의 조직원을 파견했다는 첩보를 서방의 정보당국이 입수했다고도 전했다.

이는 파리 테러의 총책 압델하미드 아바우드가 "이미 90명의 IS 조직원이 유럽에 들어와 있다"며 자랑했다고 알려진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정보당국은 유럽에 잠입한 수십 명의 IS 조직원 상당수가 파리 테러, 브뤼셀 테러의 범인들과 겹친다고 보고 있다.

▲ 살라 압데슬람

특히 유럽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온상으로 떠오른 브뤼셀 내 IS 조직은 2개 팀으로 나눠 이번 브뤼셀 테러는 물론 벨기에 내에서 더 큰 규모의 추가 공격 또는 연쇄 공격을 준비했다고 벨기에 정보당국은 추정했다.

파리 테러의 마지막 주범 살라 압데슬람과 그와 함께 체포된 신원불명의 공범, 압데슬람 체포 작전 중 사망한 모하메드 벨카이드 등으로 구성된 '제1팀'의 은신처에서는 칼라시니코프 소총과 기폭장치, 탄약이 다수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들이 파리 테러와 마찬가지로 총기와 폭발물을 동시에 사용한 공격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압데슬람 등이 사전에 검거되자 폭탄 제조범 나짐 라크라위와 이브라힘·칼리드 엘바크라위 형제 등으로 이뤄진 '제2팀'이 정보 누설을 우려해 일정을 앞당겨 급히 브뤼셀의 공항과 지하철역을 공격했다는 게 벨기에 경찰의 추정이다.

미국과 유럽의 정보당국은 현재까지 입수한 IS의 추가 공격 관련 정보가 워낙 단편적이고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 등이 확인되지 않아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IS 조직원들이 이번 브뤼셀 테러처럼 상황에 따라 시일과 장소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수립한 이들의 공격 계획은 유동적인 단계라고 보고 있다.

프랑스와 벨기에 당국은 테러 연루 용의자들을 잇따라 체포하며 추가 테러를 막기 위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파리 북부 아르장퇴유에서 '진전된 단계'의 테러 계획을 추진하던 프랑스인 한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카즈뇌브 장관은 체포한 용의자를 가리켜 "테러 계획에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연루된 인물"이라며 "현 단계로서는 이 용의자의 테러 계획과 작년 파리 테러, 최근 브뤼셀 테러 사이에 연관관계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 브뤼셀 테러 용의자 수색작전 중인 벨기에 경찰

벨기에 경찰도 이날 브뤼셀에서 대대적인 검거 작전을 벌여 브뤼셀 테러에 연루된 6명을 붙잡았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지난 22일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폭탄 공격을 펼친 용의자 중 최소 2명이 살아서 달아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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