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김지연 기자) 임신 초기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성이 소두증에 걸린 아기를 낳을 가능성은 약 100분의 1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시몽 코셰메가 이끄는 연구진은 2013∼2014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발생한 지카 바이러스 사례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의학학술지 랜싯에 발표했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지카 바이러스는 2013년 10월 처음 확인돼 2014년 4월 종식됐다.

이 시기를 전후로 확인된 소두증 사례는 8건으로, 당초 연구진이 예상한 2건을 훨씬 넘었다. 그중 7건은 이 지역에서 감염 사태가 한창 벌어지던 후기에 집중됐다.

소두증 태아로 확인된 8건 가운데 낙태 5건을 제외한 3건은 실제 출산으로 연결됐다.

연구진은 소두증 건수와 지카 감염 의심 진료, 지카 확진 혈액검사, 바이러스 발생 기간의 출산 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여러 위험 시나리오별 소두증 발생 예상치를 뽑아냈다.

이를 폴리네시아의 실제 소두증 사례와 비교한 결과 임신 첫 3개월 안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될 때 소두증 발생 위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예상 확률은 1만건 당 95건으로 1%에 육박했다.

 

이번 발표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소두증 아기 출산율을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추정한 첫 번째 연구 결과 중 하나라고 NYT는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임신 중 지카 감염이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확신을 키워주는 연구 결과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연구진을 이끈 코셰메도 "우리의 분석은 임신 첫 3개월 동안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과 소두증 위험 증가와 연관돼 있다는 가정을 강하게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임신부의 지카 감염과 소두증 아기 출산의 상관관계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으나 관련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가 모기를 매개로 하는 만큼 예방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각국 보건당국은 임부의 여행 자제와 여성들의 임신 연기를 권하고 있다.

▲ 유전자 조작 이집트 숲 모기 성충

코셰메는 "다수의 여성에 1%의 위험을 적용해 보면 이는 공중보건상 큰 문제"라며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는 66%가 (지카에) 감염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중남미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진 최근 지카 바이러스 발생 사례들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AP통신은 100명 중 1명이라는 확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아메리카 대륙에서 폭발적으로 퍼진 현재의 지카 바이러스 위험과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또한 NYT는 "이는 정상 아기를 낳을 99%의 확률이 있다는 뜻"이라는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로라 로드리게스 박사의 말을 인용하면서 임신 중 감염과 소두증 아기 출산의 조합이 드물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미국 앨라배마대 교수는 "이것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타히티에서 일어난 일"며 현재 지카 바이러스는 2014년 변이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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