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김윤구 기자) 배럴당 100달러 넘었던 국제유가가 1년반만에 30달러 밑으로 떨어졌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몇몇 중동 산유국들의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30∼5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계 평균 가격은 11%가량 내려갔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가격이 3개월만에 10% 이상 내려가 소비자들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

21일 글로벌페트롤프라이시스닷컴에 따르면 사우디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18일 기준 ℓ당 0.23달러로 지난달 21일의 0.15달러에 비해 53% 올랐다.

이는 정부가 저유가로 수입이 줄자 재정난에 시달리다 지난해 말 연료 보조금을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베네수엘라(0.02달러)와 리비아(0.13달러)에 이어 기름값이 3번째로 싼 나라였지만 5위로 밀려났다.

역시 중동 산유국인 바레인은 휘발유 소매 가격이 0.26달러에서 0.41달러로 58% 상승했다. 바레인은 휘발윳값 랭킹 7위에서 12위로 5계단 떨어졌다.

오만의 기름값은 0.30달러에서 0.40달러로 33% 올랐다. 오만의 순위는 9위에서 11위로 내려갔다.

또 카타르는 가솔린 가격이 0.26달러에서 0.34달러로 31% 올랐다.

이들 4개 산유국은 모두 재정난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연료 보조금을 삭감해 소매 가격이 폭등했다.

브라질도 기름값이 많이 오른 나라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9월 27일부터 올해 1월 3일까지 약 3개월만에 11% 올랐다. 지난해 11월 초부터 보면 1년 2개월만에 23%가 상승했다.

브라질은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자금난으로 도매가격을 올린 영향으로 소매 가격이 대폭 상승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중하고 있다. 페트로브라스는 대형 비리 스캔들과 헤알화 가치 하락,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글로벌페트롤프라이시스닷컴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가나도 최근 3개월간 휘발유 가격이 무려 20.0% 올랐다.

이 사이트가 집계한 세계 100개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3개월간 0.99달러(1천204원)에서 0.88달러(1천71원)로 11.1% 하락했다.

러시아와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가격이 2∼3% 내렸다. 싱가포르는 14.5%, 대만은 13.7% 하락했으며 태국은 10.9% 떨어졌다.

유럽에서는 4% 가량 내려갔다.

한국은 휘발유 가격이 1천382.06원으로 7.9% 하락했다. 일본은 12.5% 내렸으며 국가가 휘발유 가격을 통제하는 중국은 6.0% 떨어졌다.

가격이 가장 많이 내린 나라는 북대서양의 섬나라인 카보베르데로 16.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은 휘발유 가격이 15.4% 내렸다.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주유소간 가격 경쟁도 치열하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시간주의 한 주유소는 지난 17일 휘발유 가격을 갤런(3.78ℓ)당 46센트, 즉 ℓ당 147원 수준으로 내렸다가 다시 원래대로 1.3달러로 올리기도 했다.

유가 정보 사이트 개스버디에 따르면 19일 현재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1.879달러로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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