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문관현 기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지명되기 훨씬 이전인 17세 때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지시찰을 2차례 수행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 제1위원장이 지난달 삼천 메기공장을 현지시찰한 기록영화를 11일 내보내면서 "위대한 영도자(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는 2001년 5월 13일과 9월 23일 이 곳(삼천 메기공장)에 오시어 공장을 더 잘 꾸리고 사양 관리를 과학기술적으로 하여 온 나라 메기공장들의 본보기가 될 데 대한 귀중한 가르치심을 주시었다"는 내용이 새겨진 비석 문구를 공개했다.

김 제1위원장이 2010년 9월 28일 개최된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에 임명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공식화될 때까지 과거 경력과 활동 등은 지금까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지난달 16일 김 제1위원장의 메기공장 현지시찰을 보도하면서 해당 비석의 존재와 문구 내용에 대해 전혀 다루지 않았다.

비석 문구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1984년생으로 알려진 김 제1위원장이 만 17세 젊은 나이에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따라다니며 후계자 수업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어느 날 갑자기 식'으로 정권을 물려받은 게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철저하고 체계적인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면서 "오는 5월 제7차 노동당대회를 계기로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우상화 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근까지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김 제1위원장의 가장 오래된 행적은 2004년 7월 신창양어장 현지시찰이다.

김 제1위원장은 1998년부터 2년 동안 스위스 베른의 공립학교에 유학하고 2000년 귀국했고 2002년부터 5년 동안 김일성군사종합대학 특설반을 이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01년 1년 동안의 활동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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