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박필선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열병식 참석을 두고 일본 아베 내각의 항의가 제기된 가운데, 반기문 사무총장은 29일 “당초 계획대로 참석한다”는 입장을 일본에 전달했다.

유엔 관계자들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올해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이었던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주년이 되는 동시에 유엔 창설 70돌이 되는 해”라며, “과거를 되돌아보고, 그로부터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에서 열리는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반 총장은 일본 정부의 항의에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참석한다'는 입장을 일본측에 단호히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본인이 (중국 열병식 외에도) 폴란드,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지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 총장은 “지난달 6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평화기념식에 유엔 군축 담당 고위대표를 보낸 것 역시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이 ‘당초 방침대로 참석한다'는 식의 간결한 답변 대신 '역사'  '교훈' 등 일본 정부가 껄끄러워할만한 단어를 사용한 것은 과거사를 바라보는 일본 정부의 자세와 이번 항의에 대한 거부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열병식 참석 외빈 59명 명단에는 반 총장이 포함돼있다.

유엔 소식통은 “올해 들어 세계 각국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 관련 행사를 놓고 어떤 나라가 하는 행사에는 참석하고 특정 국가가 여는 경우에는 불참하는 것은 오히려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며,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반 총장의 분명한 입장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8일, 일본 정부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9월 3일 열리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유엔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반 총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 발표에 앞선 지난 12일 일본 정부에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반성에 기반한 진정한 화해가 필요하다고 촉구한 바 있다.

또, 최근 중국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겪은 고난을 세계가 측은히 여긴다는 점을 거론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의 기여와 희생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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