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홍범호 기자] 방글라데시에서 이슬람교 극단주의를 비판한 블로거들이 흉기로 참혹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다카 경찰에 따르면, 닐로이 차크라바티(40)라는 세속주의 성향의 블로거가 이날 오후 수도 다카 시내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괴한들의 습격을 당해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려 사망했다.

차크라바티는 '닐로이 초드리' 또는 '닐로이 닐'이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이슬람 극단주의를 비판하고 여성 및 소수자의 권리와 힌두교도 탄압 문제 등을 지적해왔다.

차크라바티는 또한, 2013년 이슬람주의 단체가 유포한 '세속주의 블로거 84인' 명단에 포함된 인물로, 최근 몇 차례 위협을 받고 블로그와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던 자신의 사진을 삭제하기도 했다고 그의 지인들은 전했다.

경찰은 괴한 5∼6명이 세들어 살 집을 찾으러 온 것으로 가장해 그의 아파트로 들어온 뒤 그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몇 시간 뒤 알카에다 연계 단체인 안사르 알이슬람은 현지 언론사에 이메일 성명을 보내 차크라바티를 자신들이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AP통신과 CNN은 단체가 성명을 통해 “알라의 허락을 받아 오늘 작전을 수행했으며 신과 그의 사도의 적들에게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지만, 해당 이메일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올해 들어 차크라바티 등 이슬람교에 비판적인 글을 써온 블로거 4명이 잇따라 살해됐다.

지난 2월 동성애 등 민감한 주제를 다뤄온 세속주의 블로거 아비지트 로이가 다카에서 살해됐고 3월에는 와시쿠르 라흐만이라는 이름의 다른 블로거가 흉기로 난자당해 숨졌다.

또 지난 5월에는 아난타 비조이 다스라는 블로거가 살해위협을 받은 얼마 뒤 마체테(벌채 등에 쓰이는 날이 넓고 긴 칼)를 휘두른 복면 괴한의 습격을 받아 사망했다.

미국 국무부와 유엔,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블로거 피살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비열하고 극악무도한 범죄”라며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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