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김은정 기자] 성희롱과 성차별 이유로 대학 측과 교수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호주의 전직 대학 여 교수가 재판부의 패소 취지의 합의 권고를 거부하고 소송을 계속하다 엄청난 배상금을 물게 됐다.

호주 연방법원은 최근 멜버른의 모나시대학 전 부교수였던 천치지 박사의 성차별과 성희롱 등 피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재판부는 그녀에게 대학 측과 2명의 교수에게 추가로 90만 호주달러(7억7천500만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 내내 혼자 소송을 이끌어온 천 박사는 재판부의 권고안이 나온 이후, 한 법률회사로부터 승소 가능성이 작다고 조언을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소송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천 박사는 애초 합의금인 3만 호주달러(2천600만원)만 내면 될 것을 끝까지 소송을 고집하다 30배나 더 부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천 박사는 2008년 이 학교에 교수로 부임했고, 이후 2011년 남자 동료 3명은 모두 승진하고 자신만 빠지자, 이에 불만을 가지고 53차례의 성차별과 성희롱 사례가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천 박사는 고소장에서 남자 동료교수와 자신의 연구업적이 다를 게 없다며 성차별이 작용한 결과라고 주장했고, 일부 상사 교수로부터 성희롱적인 이메일을 보내거나 아이패드의 게임을 보도록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연방판사 리처드 트레이시는 2013년 5월 증거 불충분으로 천 박사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3만 호주달러를 주고 합의하도록 권고했었다. 지난 2월에도 천 박사의 주장에는 증거가 없으며 일부는 상상에서나 나올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천 박사는 합의 권고 이후에도 대학 측과 상대 교수가 많은 허위 사실을 만들어냈지만, 자신은 허위사실을 만들어 낸 적이 없다며 소송을 이어 갔다. 

트레이시 판사는 판결문에서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기 이전에 관대한 내용의 합의안을 받아들여야 했다"며 천 박사의 처신에 아쉬움을 표시했다고 일간 디 에이지가 전했다.

호주 멜버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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