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김은정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수험생이 참여하는 중국 대입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의 한 지방 명문고가 학교 건물에 철창을 설치해 구설에 올랐다.

21일 경화시보(京華時報)에 따르면 중국의 수도권인 허베이(河北)성 지역의 명문고인 헝수이(衡水) 제2고등학교가 최근 학교 건물 난간 전체에 철창을 설치했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지난해 말 이 학교에서 학생 두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며 학교 측이 학생들의 추가적인 자살을 우려해 설치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설치된 철창이 교도소를 연상시킨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헝수이 제2고등학교는 이른바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유명한 곳이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오전 5시30분에 기상해 오후 10시10분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교 측은 교도소를 연상케 하는 '자살방지용 철창'을 설치했다는 비판에 대해 "학생들 안전을 위한 조치로 우리는 (교육자로서) 본분을 다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누리꾼들의 추측이나 비판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명문고, 명문대 진학은 '부'와 '명예'를 거머쥐기 위한 첩경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해 있어 학업경쟁은 매년 치열해지고 있고 수험생이 학업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적지 않다.

헝수이 제2고등학교에 설치된 철창

비영리단체 21세기교육연구센터가 지난해 5월 발표한 '2014년 중국교육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자살한 79명의 초·중·고 학생 중 92.7%는 심한 학업 스트레스로, 또는 교사와 갈등을 빚은 직후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중국의 가오카오는 통상 6월 초 31개 성·직할시·자치구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올해에는 900만명의 수험생이 응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교육당국은 근년들어 학생들의 영어수험 부담을 줄여주자는 등의 차원에서 가오카오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와 학부모는 획기적인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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