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이엔티 임성찬 기자]KBS 2TV 수목 특별기획드라마 ‘조선 총잡이’(극본 이정우, 한희정/연출 김정민, 차영훈/제작 조선총잡이 문화산업전문회사, KBS 미디어)의 ‘이준기 사용법’이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검에 대한 자부심으로 살아가던 청년 무사, 아버지를 잃고 복수의 의지를 불태운 총잡이, 악의 카리스마에도 꿈쩍하지 않는 독설가 일본 상인, 그리고 세상을 바꿀 민중의 영웅까지 말이다.

 

이준기는 ‘조선 총잡이’에서 마치 1인 다역을 소화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박윤강’이라는 캐릭터에 다채로운 매력을 불어 넣고 있다. 지난 13일 방영된 15회분에서는 민초들 사이에서 ‘만월의 흑포수’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영웅으로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조선 제일 검객의 피를 물려받았으리라곤 믿겨지지 않을 만큼 곱상한 외모의 한량이었던 박윤강. 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하고 연인 수인과 사랑의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일본에서 지옥 같은 3년을 보내고 일본인 한조로 조선 땅을 밟았다. 낮에는 한조로 밤에는 총잡이로 복수의 의지를 활활 불태웠던 그는 결국 원수 최원신(유오성)을 절벽 끝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복수의 끝에 밀려드는 허망함에 빠져있을 무렵, 그는 세상의 부조리를 보게 됐다. “모두 같은 사람인데, 누구는 사람을 부리고, 또 누구는 부림을 받는 삶”이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처음으로 사람을 살리는데 총을 썼다. 최대감집에서 매질을 당하던 노비들의 문서를 모두 태워 그들에게 자유의 삶을 준 것이다. 보름달을 등지고 나타나 노비를 풀어준다 하여 ‘만월의 흑포수’란 별칭까지 얻었다.

 

배우 한 명이 연기했으리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박윤강의 일대기는 파란만장했다. 속도감 넘치는 스토리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에피소드들 속에서 액션, 로맨스, 코믹 연기 ‘다 되는’ 이준기의 열연은 돋보였고 캐릭터는 빛을 발했다.

 

‘조총’ 마니아들은 게시판과 SNS 등에서 민중의 영웅 탄생을 알린 박윤강에 대해 반가움과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윤강의 과거에 대한 별명을 짓거나 패러디하며 그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오색 한복을 입은 꽃미소의 박윤강, 이성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일본인들을 제압하며 피범벅이 되었던 박윤강, 검은 복면을 하고 말을 몰며 장총을 장전하던 총잡이 박윤강, 조선 시대 양장도 섹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 한조, 노비문서를 불태우며 민중의 영웅의 태동을 알린 ‘만월의 흑포수’까지. 시청자의 눈은 언제나 즐거웠다.

 

지금까지 열심히 쌓아온 연기 내공을 모두 쏟는 듯 브라운관을 장악하며 수목극 황태자임을 입증한 이준기. ‘만월의 흑포수’로 활약하게 될 그의 이야기가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준기는 또 어떤 변신으로 대한민국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영웅의 바람을 일으킬까. 오늘(14일) 빔 10시 KBS 2TV 16회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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