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통합신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의 지지율에 근접하였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4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통합신당의 지지율은 35.9%로, 새누리당(40.3%)을 4.4%p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지지 정당 없음'은 19.9%였다. 이 매체가 지난달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새누리당 43%, 민주당 11.1%, 새정치연합 13.9%, '지지 정당 없음' 30.5%였다.
  
  존재하지도 않는 통합신당의 지지율이 오른 것은 '깜짝 쇼'의 영향일 것이다. 선거 구도 상으로는 與野 대결이 1 대 1로 굳어져 野圈분열을 걱정하던 민주당 사정이 좋아졌지만 '안철수의 역효과'라는 게 있다. 안철수 의원은 2012년에 좌파 도우미 역할을 하는 듯하였으나 실제로는 박근혜 후보 당선의 1등 공신이 되었다. 2등 공신은 통진당 후보 이정희(중도 사퇴)였다. 이번에도 安씨는 '민주당의 도우미' 역할을 하는 듯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새누리당의 도우미' 역할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1. 2012년에 안철수와 문재인 두 사람은 '하늘을 배반하는 듯한 극적인 경선'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문재인 후보는 108만 표 차이로 졌다. 안철수 씨가 경선 조건에 불만을 품고 중도사퇴, 칩거, 문재인 후보가 얻을 수 있는 극적 효과를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그것도 막판에 문 후보의 등에 회복 불가능한 비수를 꽂은 셈이다. 박근혜 후보의 당선은 안철수의 사퇴 날에 사실상 결정되었던 것이다. 安 씨는 투표일을 며칠 앞두고 내키지 않은 모습으로 나와 文 후보의 유세를 돕긴 했으나 진심이 보이지 않았고, 투표일에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버렸다.
  
  2. 안철수와 민주당의 통합 합의는 표를 얻기 위한 야합이지 大義가 있을 수 없다. 안철수의 논법을 한 마디도 정리하면 "여당의 약속 파기를 파기시키기 위하여 나도 약속을 파기한다"이고, "기득권 세력인 새누리당을 누르기 위하여 다른 기득권 세력인 민주당과 손 잡는다"이다. 이런 말장난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늘어난다. 
  
  3. 안철수와 민주당의 통합 논의는 필연적으로 박근혜-새누리당-보수세력에 경종을 울려 단결시킬 것이다. 행정적 선거인 地自體 선거가 정치적, 이념적 선거로 바뀌면서 '박근혜 정권 심판론'과 '민주당 행패 심판론'의 左右 구도로 굳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 對 민주당'이 아니라 '박근혜 對 민주당' 대결이 될 것이다. 朴 대통령의 지지율 60%가 이런 구도에선 먹히게 된다. 
  
  4. 2004년 총선에서 좌파가 이긴 것을 마지막으로 보수는 지난 10년간 주요선거에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 보수는 위기감을 느끼면 투표율이 올라가는데 보수를 자극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늘 통진당, 안철수, 북한정권 등이었다. 좌파가 자충수로 패한다는 유명한 법칙이 아직 유효한 것은 그들이 정치工學에 능하다가 보니 정치철학에서 무능하고, 이런 사기성을 유권자들이 알아보기 때문이다. 
  
  5. 안철수-민주당 야합은 박근혜 지지율을 선거판으로 끌어들이고, 보수층의 위기감을 자극한 면에서 전략적 실패가 될 것이다. 새누리당이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자리를 석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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