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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99%의 국민편에 서겠습니다”라는 구호와 함께 대선에서는 재벌개혁, 반값등록금, 경제민주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삼았다. 

문재인 의원의 경우 2012년 1월1일 <문재인 이사장이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신년인사>를 통해 “사회 양극화로 격차사회의 그늘은 더 깊어만 가고, 국민들은 좌절하고 고통스러워하고 분노하고 있다. 희망과 위안을 간절하게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서 자꾸만 벌어져가는 격차사회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文 의원은 또 같은 해 11월13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직능위원회 출정식에서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경제민주화”라며 “말로만 외치는 가짜 경제민주화 세력과 진짜 경제민주화 세력의 싸움이다. 1%를 대변하는 세력과 99%를 대변하는 세력의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보들 가운데 누가 99%를 대변할 수 있겠나, 누가 99%에 속하는 삶을 살아왔는가”라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당과 문재인 의원이 대한민국 국민을 99%의 일반인(보통사람)과 1%의 특권층으로 나눈 것은 전형적인 계급투쟁적 발상으로 볼 수 있다.

■ 공산주의 창시자 칼 마르크스는《공산당 선언》에서 “지금까지 존재해왔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The history of all hitherto existing society is the history of class struggles)”라고 주장했다. 공산주의 이론에서 말하는 ‘계급’은 흔히 알고 있는 군대 내에서의 계급, 또는 국가기관, 사회단체에서의 통솔을 위한 계급이 아니고, 사회발전의 단계에서 경제적 입장에 따라 구분하는 ‘人間集團’(인간집단)을 의미한다. 따라서 ‘계급투쟁’이란 노동자와 자본가의 이해관계에 따른 사회적 분쟁을 공산주의적 시각으로 본 개념이다.

공산주의자들은 일반적으로 계급투쟁에 의해 사회제도가 교체되어 인류사회가 ‘進化’(진화)한다고 보았다. 이와 관련해 1980년대 공산주의 이론가인 金明圭(김명규) 씨는 자신의 저서인《공산주의-이론과 혁명의 표리》에서 계급투쟁론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봉건사회는 한 때 피지배계급이었던 부르조아지의 계급투쟁에 의해 자본주의 사회로 교체되었고, 자본주의 사회는 노동자들의 계급투쟁에 의해 사회주의 사회로 교체되며, 사회주의 사회는 노동자들의 계급투쟁에 의해 사회주의로 교체되며, 사회주의 사회는 노동자들의 斷續的인 계급투쟁으로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의한 노동자 계급 이외의 모든 계급을 없애고 오직 노동자 계급만이 있는 무계급화 사회인 공산주의 사회가 된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계급은 인류사회 발전의 기본동력이며, 인류사회는 계급투쟁에 의하여 진화 한다는 것이다.>

계급투쟁론은 유산계급과 무산계급 간의 협력과 상부상조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폭력 선동론에 불과하며, 중산층의 존재와 재산가가 되겠다는 무산계급의 꿈을 모두 무시해 버린 독단론에 불과하다. 마르크스의 주장처럼 사회 구성원을 유산계급과 무산계급으로 나눈다 하더라도 두 계급 간에는 투쟁보다는 협력으로 쌍방이 모두 이익을 보는 경우가 더 많았다.   

■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은 모든 분야에서 성공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UN통계에 따르면 5.16군사혁명이 있었던 1960년 이후 김영삼 정부 초기인 1995년까지 36년간 대한민국의 평균경제성장률은 7.1%로서 세계 174개국 중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7.1%의 평균경제성장률은 2위인 싱가포르의 6.4%, 3위인 지중해 사이프러스의 6.2%, 4위 인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6.1%는 물론 동아시아의 홍콩(5.8%), 중국(5.5%), 태국(5.3%), 일본(4.9%), 말레이시아(4.3%)를 월등히 앞서는 수치이다.

대한민국의 평균경제성장률은 2차 대전 이후 歐美(구미)의 신흥공업국으로 불리는 포르투갈(3.8%), 그리스(3.4%), 브라질(2.6%), 멕시코(1.5%), 아르헨티나(1.0%)도 큰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의 7.1% 성장은 아제르바이잔(-14.8%), 타지키스탄 (-11.8%), 우크라이나(-8.6%), 카자흐스탄(-7.8%) 등 40여 개국이 -성장을 하는 기간 동안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해 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성공은 경제성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건국 이후 대한민국이 경제성장은 이뤘지만 그 외의 영역에선 성과가 없다는 좌파진영의 매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같은 기간 ‘삶의 질’을 가장 크게 향상시킨 나라로 꼽히고 있다.

UNDP(유엔개발기구)에서 발간하는 인간개발보고서(Human Development Report)는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가 높은 상위 60개국 가운데 대한민국(30위)을 1960년~1995년 사이 HDI지수를 크게 향상시킨 세계 2위 국가로 분석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같은 기간 HDI지수를 크게 향상시킨 세계 1위 국가로 말레이시아를, 3위 태국, 4위 포르투갈, 5위를 브라질로 각각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1995년을 기준으로 이들 국가의 HDI절대치는 모두 우리보다 낮아, 상위 30개국 가운데 HDI지수를 가장 크게 향상시킨 나라는 대한민국으로 나타나고 있다. HDI지수는 각국의 교육수준, 국민소득, 평균수명, 영아사망률, 소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이러한 통계치는 대한민국이 반세기 근대화 기간 동안 ‘삶의 질’도 비약적으로 계발시켰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21세기 들어서도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2013년 판 <인간개발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HDI(12위)는 0.909(1에 가까울수록 ‘삶의 질’이 높음)로, 상대적으로 ‘삶의 질’이 높은 북유럽 국가(덴마크 15위, 벨기에 17위, 핀란드 21위) 보다 높았다. UNDP는 또 대한민국이 1990년~2012년 기간 동안 HDI가 가장 빠르게 상승한 국가라고 밝혔다. 

성장이냐 분배냐의 대립 속에서 분배 쪽으로 기울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지난 20세기 대한민국은 성장은 물론 분배도 성공적이었다는 국제기구의 분석도 있다.

세계은행이 1995년 발간한 자료를 보면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고 富(부)의 분배가 가장 이상적으로 이룬 국가 그룹에 대한민국이 포함되어 있다. 자료에 따르면 대만, 싱가포르 등은 빈부격차에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경제성장률이 한국보다 낮은 나라로 나타나며, 보츠와나·가봉 등은 경제성장률은 높지만 한국에 비해 극도의 빈부격차가 벌어진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

조갑제닷컴 김필재 spoone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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