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연구소가 1996년 발간한 모 공안서적에는 일본을 경유한 북한의 對南공작실태가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남북문제연구소는 과거 (사)자유평론사의 이데올로기 연구기관으로 자유평론사는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가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90년대 중반까지 일본 상공에는 ‘콜 사인’(call sign)이 틀린 조선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800여 계통의 怪電波(괴전파)가 교차됐는데, 그 80퍼센트 이상이 북한 것이었다고 한다.  

가령 800여 계통의 전파 중 8할에 해당하는 640여 계통의 전파가 각각 한사람씩의 공작원에게 지향되고 있다면 적어도 640명의 공작원이 일본에서 암약 중이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일본으로 밀파된 북한의 공작원들은 보통 2년 내지 3년 동안 일본 국내에서 공작활동을 하다가 지령을 받고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문제는 일본에서는 북한으로부터 밀파되는 공작원들이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일본이라는 나라에는 외국첩보기관원의 활동을 규제하는 ‘간첩단속법’ 같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작원이 발각된다 해도 기껏해야 ‘출입국관리령’이나 ‘외국인등록법’ 위반으로 검거하는 게 고작이었다. 또 적발-검거되었다 해도 최고 실형이라야 징역 수개월에서 2년 정도로 경미한 실정으로 복역 후 공작원의 희망에 따라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한다. 

공작원 밀파를 위한 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조선로동당’ 연락부는 공작원들에게 “일본 밀입국은 99% 발각되는 일이 없으니 안심하라, 검거가 된다 해도 6개월 정도의 형만 받으면 끝난다”고 가르쳤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들어 한국은 적극적인 對日외교를 배제하고 노골적인 親中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외교의 근본은 敵과 我軍을 제대로 구분하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안보 관련 자료를 보면 양국은 중국을 최대의 敵으로 간주해왔다. 적(북한)과 동맹관계를 맺은 중국을 향해 무턱대고 접근하는 것은 자칫 외교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본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옵션이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해양세력(일본)에 적대하고 대륙세력(중국)에 접근하는 한국에 대해 일본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없지만 일본이 조총련에 접근하는 것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애정이 역전되면 증오심을 불러일으킨다. 국가 간 외교는 인간관계의 연장이다.

긍정적인 미래를 논하고 싶지만 국제정치란 본래 더럽고 위험한 것이다. 韓日양국이 중국과 북한의 공조, 그리고 이간질에 속아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조갑제닷컴 김필재 spooner1@hanmail.net

<왕재산 사건 검찰 수사결과 全文>에 언급되어 있는 ‘조총련’

...(上略)
○ ‘(주)코리아콘텐츠랩’은
- 2002년 10월~2004년 4월 간 ‘왕재산’의 합법적인 간첩활동을 위한 위장·자금조달 업체인 ‘(주)지원넷’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면서, ‘왕재산’ 조직의 재정·연락담당인 이OO이 2008년 4월까지 감사로 근무하는 등 지하당 ‘왕재산’의 선전거점으로 활동하였음

○ 북한 ‘225국’은 ‘(주)코리아콘텐츠랩’ 설립 직후부터 운영방침을 제시하며 일일이 지도하여 왔는데 
- 2002년 3월부터 매년 하달한 ‘조직활동방향’ 등 지령문에서는
① “남한민중 속에서 백두산 3대 장군(김일성·김정숙·김정일)의 위대성 선전사업을 가장 중요한 임무로 더욱 힘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하였고
② 최근 들어서는 “김정은 대장동지의 권위를 옹호고수하기 위한 위대성 도서를 출판보급하고 CD로 복사하여 인천지역당 조직성원들과 ‘민족OO’ 등 10여 개의 진보적인 언론단체들에 보급하라”며 김정은 위대성 선전에도 주력할 것을 지령하였음
- 조직보위 등과 관련해서는 2004. 4. ‘9571번 동지앞’ 등 지령문에서
① “‘코리아콘텐츠랩’의 자료보급망에 새로운 통로를 개설하여 백두산 3대 장군의 위대성 선전의 합법성을 의도적으로 마련해나가야 한다”
② “출판선전거점은 수사기관의 가장 우선적인 색출대상이므로 조직보위를 위해 조직(지하당)과 관계를 맺지 말고 핵심만 내세워 운영하라”고 지령하였음
- 또한, 북한은 2007년 10월30일~11월3일 간 선전 담당인 유OO을 평양으로 불러 김부자 위대성 선전지침을 주었고, 이에 대해 총책 김OO은 “유OO이 본부와의 면담 후 위대한 장군님에 대한 흠모와 혁명에 대한 신심에 넘쳐있다”며 반응을 대북 보고하였음

○ 한편, 선전담당 유OO은 왕재산 조직이 드러나지 않도록 총책 김OO을 제외한 다른 조직원들과 거리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자료보급 통로를 개설하고 합법성을 가장하기 위해 재일간첩과 연계
2005년 6월 북한 언론매체 등 특수간행물 취급인가를 받아 ‘(주)코리아콘텐츠랩’을 모체로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사’에 ‘조선언론정보기지(KPM)’ 사이트를 제작하여 제공하고
- 2006년 6월 남한에 KPM을 구축하여 북한 선전자료를 전송받아 보급하려 했으나, 정부가 KPM을 친북사이트로 분류하고 국내접속을 차단함에 따라 목적 달성을 못하게 되자
2007년 3월 통일부로부터 북한관련 CD 등 특수자료 현물반입 승인을 받아 합법적인 반입 근거를 마련한 후, KPM의 운영주체인 ‘조총련’ 산하 ‘조선메디아’ 업체를 통해 특수자료를 반입, 150여개 국내외 대학도서관, 연구소 등에 북한 선전자료를 배포하였으며
- 2009년 1월부터 남한 KPM을 ‘(주)코리아콘텐츠랩’에서 운영 중인 ‘KPjournal’로 사이트 이름을 위장하는 한편, KPM에 전세계 보급을 목표로 김일성을 추모하는 ‘영생편’, 김정일을 찬양하는 ‘선군편’ 김정은 세습옹호, 주체사상 선전 자료ㆍ사진 등을 집중 게재하여 왔음

○ ‘왕재산’ 조직은 ‘코리아콘텐츠랩’을 통해 북한 선전자료를 국내 대학도서관 등에 판매한 대가로 2008년 4억 2천만원, 2009년 3억 2천만원, 2010년 4/4분기 2억 2천만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 매출금중 50%를 분기별로 결산하여 반국가단체인 在日 ‘조총련’에 제공하고 조선노동당의 역사와 김일성 3父子를 선전하는 책자 등을 발간하는데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음.
...(下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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