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6%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 25일까지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64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2천506조164억원으로 지난 022년(2천543조6천15억원) 대비 1.5% 감소했다. 

지난해 조사 대상 기업의 영업이익은 104조7천81억원으로, 전년(141조2천24억원)에 비해 25.8%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전체 18개 업종 중 13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수출을 주도해 온 IT전기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5천203억원으로, 2022년(59조986억원)에 비해 89.0%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를 비롯해 TV, 생활가전 등의 판매 부진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2022년 23조7천755억원에 달했던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1조8천97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운송업도 65.3% 줄어든 5조8천873억원에 그쳤다.

이밖에 철강(41.6%↓), 건설·건자재(15.9%↓), 제약(42.6%↓) 등도 영업이익이 1조원 넘게 줄었다.

반면 2022년 30조4천651억원의 적자를 냈던 공기업은 지난해 2조4천741억원의 적자를 내며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지난해 영업익은 34조2천67억원으로, 2022년(22조718억원) 대비 55.0% 증가했다.

조선·기계·설비(316.3%↑), 유통(5.2%↑), 통신(0.4%↑) 등도 영업이익이 확대됐다.

500대 기업 2022∼2023년 주요 업종별 영업이익 변화 [CEO스코어 제공]
500대 기업 2022∼2023년 주요 업종별 영업이익 변화 [CEO스코어 제공]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줄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조5천670억원으로, 2022년(43조3천766억원) 대비 84.9%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친 2008년 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누적 적자 규모는 14조8천795억원에 달했다.

2022년 6조8천94억원의 영업 흑자를 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조7천30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기준으로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호황을 누렸던 HMM도 지난해 영업익이 94.1% 급감했다.

이밖에 GS칼텍스(57.7%↓), SK에너지(84.3%↓), HD현대오일뱅크(77.9%↓), 에쓰오일(60.2%↓), 대한항공(36.8%↓) 등도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영업적자 규모를 2022년 32조6천552억원에서 지난해 4조5천416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지난해 3차례에 걸친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연료 가격 하락 등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54.0% 늘어난 15조1천26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영업이익도 60.5% 증가한 11조6천79억원에 달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합산액(26조7천348억원)은 삼성전자의 4배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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