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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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지 기자] 시중에 유통되는 일부 생활화학제품이 건강·환경에 해가 없다는 식의 표현으로 관련법상 표시·광고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생활화학제품 50개 표시·광고 실태를 조사한 결과 14개 제품이 규정상 금지된 광고 문구를 사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화학제품안전법)은 표시·광고에 사람·동물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거나 적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무독성, 무해성, 환경·자연친화적, 인체·동물 친화적 등과 같은 문구 또는 그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 대상 제품 가운데 14개는 포장이나 온라인 광고에 환경보호, 안심, 유해 물질 없음, 무독성, 친환경, 천연, 인체에 무해 등의 표현을 사용해 해당 규정을 어겼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아울러 8개 제품은 안전 확인 신고나 제조 연월, 어린이 보호 포장 적용 표시 등을 누락하거나 기준에 맞지 않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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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을 위한 경고용 촉각 표시도 미흡했다. 차아염소산나트륨·에탄올·에틸렌글리콜 등 유럽연합(EU)에서 규정한 특정 화학물질을 함유한 욕실 세정제·차량용 워셔액·부동액 등 27개 제품 중 25개가 촉각 표시를 하지 않았다.

EU는 '화학물질 분류·표지 및 포장에 관한 규정'(EU CLP)에 따라 특정 화학물질이 포함된 제품에는 삼각형 양각 형태의 위험 경고용 촉각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한국에는 관련 규정이 없으나 소비자단체 등을 중심으로 시각장애인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이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이밖에 캡슐형 세탁세제 17개 제품 중 5개는 어린이가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투명한 외부 포장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소비자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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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제품안전법상 표시·광고 규정을 어겼다고 지적받은 사업자들은 소비자원 시정 권고에 따라 이를 개선하겠다고 알려왔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사업자정례협의체와 공유해 사업자가 선제적으로 위험 경고용 촉각 표시를 도입하고 캡슐형 세탁세제의 외부 포장을 개선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관계 부처에는 생활화학제품의 보호 포장 및 표시·광고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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