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31일 서울역 앞 계단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12주기 캠페인 및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의 유품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8월 31일 서울역 앞 계단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12주기 캠페인 및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의 유품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성연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 기업에서 받지 못한 구상금이 20억원이 넘지만 이들 중 한 기업에 7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가습기 살균제 관련 구상(求償) 현황 자료를 보면 공단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지급한 유족·장애연금과 관련해 10곳의 가해 기업으로부터 23억500만원(연대 책임에 따른 중복 금액 기준)의 구상금을 받지 못했다.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라 발생한 장애·유족연금에 대해 연금을 우선 지급하고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구상금으로 청구할 수 있다.

전체 구상액(24억3천만원)을 기업별로 나눠보면 옥시레킷벤키저가 전체 금액의 64%(15억4천600만원)로 가장 많았고, 애경산업이 17%(4억800만원)로 그 다음이었다.

기업들이 구상금을 납부해야하는 기한은 올해 6월로 끝났지만 납부 실적은 저조했다. 지금까지 납부된 금액은 구상 고지액의 5.1% 수준인 1억2천500만원뿐이었다.

전체 10개 기업 중 한 번이라도 구상금을 납부한 곳은 옥시레킷벤키저(1억1천200만원), 홈플러스(1천300만원) 등 두 곳뿐이었다.

김영주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세상에 알려지고 12년이 지났는데도 가해 기업들은 여전히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연금은 가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가해 기업에 대한 전면적인 투자 제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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