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제보자 김상교 씨 [사진=연합뉴스]
버닝썬 제보자 김상교 씨 [사진=연합뉴스]

[정우현 기자] 서울 강남구 소재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 최초 신고자로 알려진 김상교(31) 씨가 클럽 내에서 여성을 추행하고 버닝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8일 성폭력처벌법 위반(공중밀집 장소에서의 추행), 업무방해, 폭행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김씨를 폭행해 전치 5주의 갈비뼈 골절 등 상해를 가한 혐의(상해)로 함께 기소된 버닝썬 이사 장모(37) 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자신의 일행을 추행했다는 이유로 김씨의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폭행)로 기소된 최모(38) 씨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2018년 11월 24일 오전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여성 3명을 성추행한 혐의, 클럽 이사인 장 씨에게 끌려 나가자 10여 분 동안 클럽 앞에서 난동을 부려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3건의 성추행 가운데 피해자 2명에 관해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고, 피해자 1명에 관한 혐의만 유죄를 인정했다.

김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줄곧 성추행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추행당한 경위와 내용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현장 폐쇄회로(CC)TV나 당시 상황도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의 범행 내용과 수법에 비춰보면 죄질이 가볍지 않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다만 같은 종류의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선고 직후 기자들을 만나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2018년 11월 사건 당시 '버닝썬을 방문했다가 클럽 관계자들에게 폭행당해 경찰에 신고했으나 출동한 경찰관들이 도리어 자신을 집단 폭행했다'고 주장하면서 클럽과 경찰 사이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의 주장으로 버닝썬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자 수사로 이어졌고, 클럽 실소유주로 알려진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32)는 횡령과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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