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윤호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현상이 지속하자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현재 3.00∼3.25%인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로 상승했다. 이는 최근 15년간 최고 수준이다.

미 기준금리 상단이 4.00%까지 오르면서 한국과의 금리 차도 더욱 벌어지게 돼 자본 유출 등에 따른 한국 경제 피해도 우려된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5월 0.5%포인트 올린 뒤 6월과 7월, 9월에 각각 0.75%포인트씩 기준 금리를 인상했다.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인상 전망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인상 전망

이날 단행된 0.75%포인트 인상은 시장에서 예견된 결과다.

지난달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2%, 전월보다 0.4% 각각 올라 물가 안정이 여전히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9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6%, 전월보다 0.6% 각각 올라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여기에 연준이 가장 정확한 물가 지표로 여기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5.1% 오르고, 노동 시장도 강세를 지속하면서 긴축 필요성을 더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대유행, 더 높은 식품·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가격 압박과 관련한 수급 불균형을 반영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은 엄청난 인명 및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 전쟁 및 관련 사건들은 인플레이션에 추가 상승 압박을 가하고 있고, 글로벌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준다"며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 발표 직후 회견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줄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 (FOMC) 회의가 될 수도, 아니면 그다음 회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 속도조절 가능성을 언급했다. 

연준 성명도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때 그간 긴축 통화정책의 누적된 효과와 통화 정책이 경제와 물가 등에 미치는 시간적 격차, 경제 및 금융 상황 진전을 고려할 것"이라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시장 일각에선 연준이 이번에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도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인 12월에는 0.5%포인트 인상 등 금리 인상 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해 앞서 연준이 제시한 내년 기준금리 4.6%를 넘어 5%에 육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금리인상 중단에 대해 생각하거나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라며 "우리는 갈 길이 멀다"며 선을 그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역사는 너무 이르게 정책을 완화하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한다"며 "(물가안정) 임무가 끝날 때까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준금리가 이미 경제성장을 둔화하는 '제약적 수준'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금리인상 속도에 관한 질문은 덜 중요해졌다"며 이제는 최종금리가 얼마나 될지, 높은 금리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잡힐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경제성장이 추세 이하로 내려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경기둔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아직도 예상보다 높고 노동시장은 과열된 상태라고 진단한 뒤 "연준이 충분히 (통화정책을) 긴축하지 않았다면 정말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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