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150엔 코앞 [사진=연합뉴스]
엔·달러 환율 150엔 코앞 [사진=연합뉴스]

[윤호 기자] 엔·달러 환율이 32년 만에 150엔선을 넘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한 달 만에 다시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이하 일본시간) 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엔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지난 20일 '거품(버블) 경제' 후반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150엔선을 넘은 이후 오름세가 이어진 것이다.

그러다 전날 오후 11시 반이 넘어 갑자기 엔화가 강세를 보였고, 약 두시간 정도 지나 이날 오전 1시께 환율은 144엔대 중반까지 7엔가량 떨어졌다.

지속해서 약세를 보이던 엔화가 갑자기 급격히 강세로 전환한 것이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기자들에게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급격한 엔화 약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정부가 개입 사실을 밝히지 않으면서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는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가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 개입을 했다면 이는 약 한 달만의 재개입이다.

엔화 약세로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커짐에 따라 지난달 22일에도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5.90엔까지 오르자 약 24년 만에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외환 개입을 했다.

개입 직후 140엔대까지 5엔가량 잠시 내렸던 환율은 이후 꾸준히 상승해 한 달 만에 10엔 이상 올랐다.

한편 엔저가 가속하면서 소비자물가가 급속히 오르고 무역적자가 확대하는 등 일본 경제 전체에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전날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작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2014년 4월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인상돼 물가지수에 반영된 효과를 제외하면 1991년 8월(3.0%) 이후 31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또 일본 재무성이 20일 발표한 2022회계연도 상반기(올해 4∼9월) 무역수지는 11조75억엔(약 105조4천9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1979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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