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담하다! 보수우파 세력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박근혜가 정권을 잡을 확률이.

 

현재로선. 4·11 총선 이후 공공의 적이라도 되는 양 안팎에서 동네북처럼 난타당하고 있는 박근혜. 시리즈로 튕겨져 나오는 정국 이슈에 대해 어느 것 하나 매끄럽게 대처하지 못한 채 주구장천 펀치를 맞고 있는 이 형국. 이런데도 대권?

 

정말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박근혜의 부산 최대 실세인 현기환한테 현영희가 돈다발 갖다 줘 국회의원 비례대표 공천 받았다는 폭로가 불거진 지 벌써 열흘째! 돈다발에 'ㄷ‘자만 나와도 박근혜는 경기(驚氣) 일으키며 새누리당을 껍데기부터 뒤집어 버리겠다고 나왔어야했다. 그런데 뭐? 검찰 수사 기다려 봐?

 

이것뿐만 아니다. ‘아버지 박정희’가 물려준 부채 더미. 여기에 돈다발까지 던져져 앞뒤 가리기 어려운 진흙탕에서 허우적거리는 박근혜! ‘아버지 박정희’가 생존해있어도 해명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들까지 야당과 새누리당 경선 후보들에 의해 누더기처럼 뒤집어쓰고 있다. 어느 새 박근혜가 TV 화면에 나오면 박정희가 환생한 것 같은 착시! 이길 수 없는 선거가 돼 버렸다.

 

이처럼 밀리며 두들겨 맞는 트렌드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한방’이 나오지 않는다면 박근혜가 지금은 지지도 1위를 힘겹게 고수한다해도 안철수가 잠수를 끝내고 수면 위로 부상하는 순간 박근혜에게 실망한 세력들이 안철수를 탈출구로 착각하고 썰물처럼 찾아 몰려갈 것! 그게 선거라는 것! 박근혜? 모르고 있나!

 

박근혜는 4·11 총선 이후 여론을 상대로 땡볕에 쏟아져 내리는 소나기같이, 단 한 건의 시원한 공격도 못하고 있다. 단 한방도. 이런 전투력을 갖고 대권을 잡는다? 선거는 ‘구도의 게임’-상대방이 공격하기 전에 ‘거대 담론’을 생산해 밀고 가지 못하고 상대방이 만들어낸 이슈에 걸려 계속 두들겨만 맞으며 쫓기는 형국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패배하고야 만다.

 

이회창의 대세론이 두 번이나 몰락한 것도 국민의 눈과 귀를 고정시킬 수 있는 이슈 생산의 기회를 김대중·노무현에게 수없이 빼앗기면서 두 아들 군대 문제로 선거 막판까지 허구한 날 난타 당했기 때문. 똑같다. 박근혜의 지금을 ‘여자 이회창’이라고 진단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박근혜부터 각성해야 한다. 박근혜는 벌써 ‘늙은 사냥꾼’처럼 보인다. 더 이상 사냥의 지혜를 배우지 않고 조용히 망이나 보다가 낚으려는 늙은 사냥꾼! 측근 현기환에 관한 돈다발 폭로가 터져 나왔을 때 눈알이 홱홱 돌아가는 흥분과 분노를 하지 않은 근본 이유는 두 가지-첫째, 정권 다 잡은 듯 해 오만해졌기 때문이고 둘째, 어이구 친박계 내 새끼들이라는 저급한 계보 의식에 눈과 귀 모두 어두워졌기 때문!

 

박근혜가 자신의 오만과 친박계라는 울타리를 포크레인이 폐가(廢家) 찍어 허물듯 철폐하겠다는 자기 혁신의 ‘한방’을 내놓지 못한다면 종국적으로 정권은 좌파종북 세력의 손으로 넘어가고야 만다.

 

언제 한방을 내놓아야 하느냐? 20일 새누리당 대선후보 수락연설! 거기에서 ‘뉴 박근혜’, 박근혜의 새로운 영혼이 튀어나와 국민의 마음이 다시 꿈틀거리도록 해야 한다. 박근혜, 독하다. 다시 기대할만하다. 이런 탄성이 민심 속에서 나오게 해야 한다. 최소한의 조건을 제안한다.

 

첫째, 박근혜의 기득권이라는 것, 모두를 내려놓아라!

 

완전히 마음 비운 박근혜! 비례대표 금배지부터 떼고 배수진! 동생 박지만 부부에 관한 친인척 문제, 정수장학회, 최태민 목사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시빗거리가 된 모든 걸 직접 자신의 입을 통해 '처리'할 것을 천명하고 해명할 건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황우여 새누리당 지도부를 일거에 교체해 새 출발하라!

 

현기환 사건으로 이미 생명을 다했다. 박근혜가 또 지도부의 ‘임기’ 운운하며 원칙이라는 걸 고집한다면? 그건 유치한 형식논리, 그런 원칙이라는 것으로는 전쟁에서 패한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랠프 월도 에머슨, “어리석은 일관성은 소인배의 허깨비다!” 무슨 의미인가? 노예해방을 이룬 에이브러햄 링컨도 정권을 잡기 전까지는 ‘기회주의자’였다는 사실에 놀라지 말라는 것! 링컨뿐만 아니라 윈스턴 처칠, 프랭클린 루스벨트…성공한 지도자는 완전한 현실주의자도 아니고 완전한 이상주의자도 아니다. -월러 R. 뉴웰 <지도자의 영혼·The soul of a leader>

 

‘대선 후보’ 박근혜는 새누리당 지도부에 친박계를 단 한 사람도 넣지 말고 중립적인 인물이나 '친이계 골수'로 채워라! 인물이 없다고?

 

셋째, 친박계의 전면 해산을 선언하라!

 

친박계 역시 현기환 사건으로 ‘앙시앙 레짐’의 상징이 돼 버렸다. 해체해 버려라! 친박계는 모조리 2선으로 후퇴한다는 연판장에 집단적으로 서명해야 한다.

 

이것만 해도 민심을 움직일 수 있다.

 

박근혜의 ‘8·20 선언’이 나와야 한다. 노태우의 6·29 선언처럼! 그리고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져 소통해야 한다. 이를 거부하면 박근혜는 보수우파 정권의 명줄을 5년 만에 끊게 한 역사의 죄인이 된다.

 

윤창중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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