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권순익 기자] 

 

민주통합당 이종걸 의원의 '그년' 막말에 대해 여성계와 온라인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대선에 악재가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박사모여성위원회와 서울지방여성연합, 서울아름다운여성단체간사회 등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 앞에서 이종걸 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사전에 배포된 "이종걸 의원, 그대는 여성이 아닌 '그년'에게서 태어난 아들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아무리 막 가는 세상이라도 국회의원이 어떻게 '그년'이라는 상스러운 욕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이것이 '오타'라고 속 빤히 들여다보이는 변명을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나라 국민의 절반이 여성이고 이 나라 남성들의 어머니가 모두 여성인데 어찌 감히 '그년'이라는 막 되먹은 표현을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종걸 의원을 향해 "당신은 당신 어머니에게도 '그년'이라 하고 당신 딸들에게도 '그년'이라고 말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민주당을 향해서는 "저런 시정잡배 같은 자에게 어찌 공천을 주었으며 제대로 된 가정교육조차 받지 못한 자를 어찌 국회의원으로 만들었는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종걸 의원은 낯 두꺼운 변명으로 이미 사죄할 기회조차 잃었으니 민주당이 공당의 이름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이종걸 의원의 트윗글은 비단 개인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여성 전체의 자존감을 지극히 훼손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여성모독성 비하발언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 며 "진정으로 사죄하라"고 말했다.

 

좌파 진영 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앞선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종걸 의원의 막말 파문. 저속하고 유치한 인신공격"이라며 "이분이야말로 국회에서 제명해야 할 듯"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 김용민 사태를 겪고도 아직 배운 게 없나 봅니다"라고도 썼다.

 

이 의원과 고교 동창인 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도 트위터에 "무조건 엎드려 비소"라고 사과를 촉구했다.

 

포털 뉴스 사이트와 트위터 등에서도 비난의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막가도 너무 막 나간다" "국어교육을 다시 받아야 할 것 같다" "정치 이전에 인간으로서 기본 소양이 안 돼 있는 것 같다" 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민주당 내에서도 이 의원이 '해당 행위'를 했다며 원망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우세가 점쳐지던 지난 4?11총선에서 '김용민 막말파문'으로 중도층의 이탈을 가져와 낙관하던 총선승리에서 패배, 한명숙 전 대표가 사퇴하는 등의 '막말 트라우마'가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최고위원이 괜한 논란을 자초한 것 같다"며 "해명도 궁색하고 변명의 여지도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선 국면에서 가뜩이나 민주당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이런 사건들이 당 지지율을 깎아 먹는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여성 의원은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이라며 "해명하는 과정을 보면 ×인지, 된장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은 할 말을 했다는 듯한 당당한 모습이다. 그는 앞선 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년' 발언과 관련 "저에게 '그 표현이 너무 약하다', '더 세게 하지 이종걸이 물러졌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았다"고 말해 의도적인 표현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또 9일 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노 의원의 충고는 역시 40년 역사의 두터움을 느낀다"며 "유감을 거듭 표현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네"라고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2008년 국정감사에서도 장차관을 향해 "이명박 정부의 휘하이며 졸개"라고 해 윤리위에 제소되는 등 여러 차례 논란을 불러일으킨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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