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친인척·측근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근자에 제일 가까운 주변에서 집안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서 국민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사과는 당초 언론에서 예상했던 오는 26일이나 27일 보다 신속하게 이뤄진 것으로 시간을 끌수록 비판의 여론이 높아져 남은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친형인 이상득 전 부의장과 측근중의 측근인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검찰의 수사를 마치고 이르면 이날 체포영장 청구만 남은 시점이라 더 이상 사과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저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를 지켜보면서 하루하루 고심을 거듭해 왔다"며 "답답하더라도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것보다는 먼저 국민 여러분께 제 솔직한 심정을 밝히는 것이 지금 이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판단해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 자신 처음부터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갖고 출발했다"면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월급을 기부하면서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부해 온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그런데 바로 제 가까이에서 참으로 실망을 금치 못할 일이 일어났으니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져 내려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가 제 불찰이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 들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개탄과 자책만 하고 있기에는 오늘 나라 안팎의 상황이 너무나 긴박하고, 현안과제들이 너무나 엄중하고 막중하다"면서 국정에 계속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잠시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면서 "생각할수록 가슴 아픈 일이지만 심기일전해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국정을 다잡아 일하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것이고 또한 저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직 겸허한 마음가짐과 사이후이(死而後已)의 각오로 더욱 성심을 다해 일 하겠다"면서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 게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번 사과로 임기 중 총 5번의 대국민 사과를 했다.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문'과 관련해 두 차례 사과했고, 2009년과 지난해엔 각각 세종시 수정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두고 대국민 사과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에는 국정지지도가 상승한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지지율을 회복, 남은 주요 국정운영과제를 성실히 이행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뉴스파인더 권순익 기자 ciaag@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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