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조선중앙통신은 北 군부 최고실세로 꼽혀온 '리영호' 인민군총참모장(北 괴뢰군 총감시책)을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北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정치국 회의를 열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직무에서 '리영호'를 해임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해임이유를 '신병 관계'라고 밝혔지만 신병때문이라면 굳이 일요일에 회의를 소집해 급하게 처리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北에서는 고위층의 경우 병이 위중해도 직을 유지시키는게 관례다. 2010년 10월 심장병으로 사망한 조명록은 2006년부터 건강이 나빠져 일을 못했지만 죽을 때까지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자리를 지켰었다. 따라서 해임 사실을 하루 뒤인 16일 오전 6시에 신속하게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리영호'가 김정은 체제 안착을 위해 '정치적 숙청'을 당한 것이 분명하다.


피도 눈물도 없는 오직 독재만이 판치는 北 당국을 위해 지금도 대한민국을 공격하는 모든 간첩들과 종북세력들의 미래가 바로 '리영호'인 셈이다. 그럼에도 통합진보당 소속의 주사파 출신이나 민주통합당 소속 전대협 출신 등은 北체제가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체제인 양 떠들고 다녔거나 아직도 그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 아닐 수 없다. 리영호는 김정일영결식 때 운구차를 호위한 8명 가운데 한 명이다. 최근까지도 김정은의 군부대시찰을 수행했고, 지난 8일 김정은의 금수산 무덤(김일성 묘) 참배 땐 그의 왼편을 지켰었다. 불과 일주일전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신병관계때문에 해임한다는 것을 믿을 사람은 없다. 따라서 김정은 독재의 핵심 실세이자 선군체제의 주축인 리영호의 전격경질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민간출신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최룡해 총정치국장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리영호를 제거한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독재권력 7개월을 맞은 김정은이가 자신의 뜻을 펴기 위해 군부강경파를 치고 北노동당으로 힘을 옮겨 독재를 완성하겠다는 술책이라는 외신보도는 그럴듯하다.

 

69세인 리영호가 김정일과 동갑이라는 점을 들어 김정은이 세대교체를 시작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이 내세웠던 선군정치노선을 수정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분석도 있다. 리영호해임의 정확한 진상을 알 수는 없지만 北 상층부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함이다. 따라서 우리는 철통 같은 경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개혁.개방을 주문 중인 중국을 방문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분석도 나오기 떄문이다. 김정은의 중국 방문 전에 대남 국지전 도발 가능성이 있음을 단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함이다. 北 김정은 체제는 한국에 대한 무력 도발을 위협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켜왔다. 지난 4월 北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했다. 숙청된 '리영호'는 지난달초 조선소년단 창립 66돌 행사에 대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의 보도를 문제삼아 전략로케트군에 의한 '조준타격' 가능성까지 시사했었다. 김정은 체제도 역시 김정일 체제와 마찬가지로 대남 위협을 일삼으면서 개방을 거부하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방의 조짐으로 볼 수도 있었다. 김정은이 참석한 행사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여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이 北 TV를 통해 방영됐다. 미국 상징인 미키마우스 인형 옷을 입은 사람들이 TV에 나오고, 미국 복싱선수가 소련 선수를 때려눕히는 영화 '록키'가 TV에 방영됐다. 北이 그동안 미국을 '미제(미국 제국주의)-원쑤(원수)'로 부르며 증오심을 키운 것을 감안한다면 분명 예전과는 다른 행보 임에도 사실이다. 北 당국의 일련의 과정이 개혁과 개방으로 나가는 과정이라면 다행한 일이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北이 그런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군부 강경파를 숙청하고 TV에 미니스커트와 미키마우스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北이 개방으로 가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는 권력 개편 작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北은 2009년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명된 이후 지금까지 고위간부 20여명을 숙청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체제가 경제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군부 강경파를 제거하고 있을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지만 리영호와 최룡해 총정치국장 간의 권력투쟁에서 장성택의 신임을 받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승리했을 뿐 개혁.개방과는 관계가 없다는 해석도 있다. 김정은의 군부 장악 과정이라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김정은의 심복이었던 '리영호'의 해임은 김정은 체제가 안착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리영호 숙청이 북 지도부내 권력투쟁을 촉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北의 이 같은 권력 개편 과정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北 내부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北 군부내 권력투쟁 과정에서 엉뚱하게 대남 도발이 발생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강경군부의 상징 리영호를 제거하고 살아남은 김정은과 장성택은 어떤 길이 사는 길인지를 깊게 판단할 시점이 됐다. 13억 인구 중 10억이 아프리카 난민 수준의 삶을 살아가고 있고 내수진작에 실패한 '중공'은 분명히 무너지게 돼 있다.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지 못하면 단 1년 만에도 무너지는 중공을 두고 '대망론'을 부르짖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즉, 중공은 결코 北과 끝까지 함께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김정은과 장성택'은 발빠르게 판단해야 옳은 것이다. 北의 최고 실력자 장성택은 2002년 12월 北 경제사절단의 자격으로 한국에 왔을때 서울 지하철, 코엑스몰, 지방 공장, 제주도 등을 돌아보고, 한 룸살롱에서 술을 했다고 한다. 술기운이 돌자 장성택은 "공화국의 앞날이 걱정이다. 어떤 정책수단을 써도 북조선 경제를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인사불성이 되도록 마신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돌아갈때는 여성 옷 수천점을 사가는 바람에 "옷무게 때문에 비행기가 못뜬다"란 소리가 나오기도 했었다고 한다. 장성택은 '통큰 말 실수'로 2번 목이 달아났다가 붙은 일도 있었지만, 국방정책, 공안업무뿐 아니라 외자 유치 사업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김정은이 가장 믿는 '멘토'로 선 이상 北은 이제 개혁.개방을 선택해야 옳다. 탈북 사업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김정은과 장성택은 한결같이 "북한이 당장 다급한 것은 먹고 사는 문제이므로 개혁개방은 막을 수 없는 대세"라 하고 "김정은은 유럽에서 교육받은 젊은 세대로서 김정일과는 다르게 훨씬 개방적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김정은-장성택' 투톱이 만에 하나 北의 개혁.개방을 위해 군부 강경파를 숙청했다면, 만에 하나 그것이 김정은과 장성택의 본심이 맞다면 김정은-장성택 투톱은 곧 무너질 외세인 중공에 빌붙지 말고 대한민국 이명박 대통령이 내민 손을 잡으라! 솔직히 말해서 北 주민들도 중공을 그리 살갑게 여기지 않고 있다. 밤이면 실시간으로 대한민국의 뉴스를 보는 북 주민들에게 중국에 굴종하며 지하자원이나 팔아먹겠다고 나선다면 제아무리 총칼로 휘어잡아도 결국 인민봉기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도발에도 불구하고 김정은과 장성택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잡으라고 할 때 못이기는 척 잡는 것이 북한 주민이 살고 北 당국(일부 제외)도 사는 길이다. 배울만큼 배운 김정은-장성택 투톱은 김일성-김정일 처럼 더 이상 민족반역의 죄를 짓지 마라. 군부강경파를 숙청한 것이 '개혁.개방'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었다면 다 무너져가는 중공에 빌붙지 말고 대한민국의 도움을 구하라. 그것이 북한 주민과 北 당국이 사는 유일한 길이다. 그렇지 않고 대남정치공작의 일환으로 종북세력을 앞세워 남남갈등을 획책하고 야권의 '종북야합'을 조종하며 또다시 김선동의 취루탄 테러와 같은 국회 테러를 자행한다면 北 당국은 그 흔적조차도 찾지 못하고 완전히 멸망하고야 말 것이다.

 

2012년 7월 18일

칼럼니스트 차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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