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非朴ㆍ비박근혜)주자 3인방 가운데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경선불참' 입장을 굳히고 이르면 9일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참여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는 막판 고심 중이다.

 

정 전 대표와 이 의원은 `지리산 장고'를 통해 최종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같은 시간에 지리산에 있었으나 만나지는 못하고 전화통화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대표는 지난 6일 지리산으로 내려간 뒤 화엄사, 노고단 산행을 거쳐 8일 현재 충청도의 한 산에 머물고 있으며 이날 저녁이나 9일 오전 귀경할 예정이다.

 

한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상황 변화도 없고, 기존의 경선불참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 6일 트위터에 "비 바람 속에 지리산 노고단 산행. 짙은 안개가 밀물처럼 몰려오는 노고단의 나무들 속에서 길을 찾는다"는 글을 적었다. 최종 결심에 앞서 복잡한 심경의 일단을 드러낸 것으로, 정 전 대표는 9일이나 10일 최종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 결단의 시기 때마다 지리산을 찾았던 이 의원은 이번에도 지리산에서 최종 결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밤 홀로 배낭을 메고 지리산으로 떠났다가 이날 새벽 귀경한 이 의원은 지역주민들과 마지막 논의를 거친 뒤 이르면 9일 경선불참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한 측근은 "기존의 경선불참 입장에 변화가 없으며, 내일이든 모레든 입장을 발표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6일 트위터에 "지리산 삼신봉 하산길에 거센 비바람이 앞을 가린다.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그러나 어쩌랴. 갈 길은 가야 하는 것. 문득 젊은 시절의 노래 한 구절이 생각난다.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라는 글을 올렸다. 향후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결심'이 섰음을 암시한 글귀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경선 참여에 무게를 두고 있으면서도 `실리'와 `명분' 사이에서 최종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김 지사가 결국 9일 또는 10일중 경선 참여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측근 인사들은 현재 김 지사의 거취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정 전 대표와 이 의원의 불참으로 경선 흥행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박근혜 추대' 분위기 속에 맥빠진 경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11일 경선참여를 선언하겠다고 밝힌 경남지사 출신 김태호 의원에 이어 김문수 지사가 경선합류를 선택할 경우 두 사람의 2위 다툼이 다소나마 경선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유력 비박주자들이 빠지는데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머지 다른 주자들 간의 지지율 격차가 워낙 커 경선이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당 지도부가 국민의 관심을 유도할 만한 경선 흥행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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