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자정을 기점으로 한미 FTA가 발효된다. 우리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누릴 경제적 효과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와 경제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직간접적으로 수출입이 모두 늘고 물가인하 효과와 고용 증가 등 경제 활성화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업체, 섬유회사나 석유화학 등이 한미FTA의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분류된다.

 

휴대폰이나 반도체 등 IT품목들은 이미 관세가 없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TV나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한 층 유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항공과 해운 분야는 수출입 물동량이 많아지며 자연히 호황을 누리게 된다.

 

다만 의약품과 화장품 등 정밀화학 분야는 미국 제품의 브랜드 파워에 밀려 다소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은 수입차의 관세인하 효과는 물론, 경쟁에 따른 현대 등 국산차의 가격 하락효과까지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농축수산품과 의류 등에서 큰 가격인하를 경험하게 된다.

 

반사적으로 국내 농축수산품 등에는 타격이 불가피하고 정부의 지원정책이 마련돼 있지만 야권에서는 폐기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5.66%가 더 늘 것으로 전망됐다.

 

관세철폐에 따른 가격하락과 소비자 선택폭 확대 등으로 321억 9,000만달러의 소비자후생이 증가하고 35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

 

아울러 향후 15년간 무역수지가 연평균 27억 7,000만달러 가량 흑자폭이 확대된다는 전망이다. 외국인의 국내투자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향후 10년간 연평균 23~32억 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도 추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조업은 향후 15년간 수출이 연평균 12억 9,000만달러, 수입은 7억 1,000만달러 증가해 연평균 5억 7,000만달러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수출은 7억 2,200만 달러 늘어난다. 완성차 업계는 관세철폐가 2016년으로 유예됐지만 통상 마찰이 줄고 인지도가 높아져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전자는 16억 1,000만달러 늘어난다. 냉장고, LCD, LED TV 등 가전제품의 대미 수출증가가 예상되나 전자의료기기, 방송통신장비 및 관련 핵심부품 소재의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미국시장에서의 TV경쟁에서 3.9~5%에 달하는 관세철폐는 독보적 시장우위를 점유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란 게 정부의 평가다.

 

1960~70년대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했던 섬유업계도 기대가 크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섬유분야에서 평균 13.1%(최대 32%)의 관세가 폐지돼 화섬·직물·편직제품 등 국내 섬유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농업은 향후 15년간 수입이 연평균 4억 2,00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축산업은 향후 15년간 연평균 4,866억원의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산물의 수입도 향후 15년간 연평균 1,178만달러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품목별로는 명태가 459만달러, 넙치가 293만달러, 아귀가 96만달러 등의 순으로 수입증가가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양산업의 주요 조업품목인 명태 등은 미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서 한미 FTA 발효에 따라 미국산 수입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대미 수출은 향후 15년간 연평균 78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랑어와 굴 등이 수출유망 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이들 농축수산업 종사자들에게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단순 보상보다는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차원의 지원이 주를 이루고 있어, 당장 피해가 많은 이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한미 FTA로 국산 영화 쿼터가 25%에서 20%로, 애니메이션 쿼터가 35%에서 30%로 각각 5%p 축소된다.

 

이에 따른 영화, 애니메이션 산업의 소득 감소 규모는 향후 15년간 연평균 51억 9,000만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지적 재산권은 출판, 음악, 캐릭터 저작물에 대한 보호기간이 현행 50년에서 70년으로 20년 연장된다.

 

이에따라 해외 저작권자에게 추가로 지불할 저작권료가 향후 20년간 연평균 89억원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추가 지불 저작권료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분야는 캐릭터 저작물로 향후 20년간 연평균 57억원으로 예상된다.

 

한미 FTA 협상 결과 금융부문에서 일부 시장을 개방했으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비대면 방식에 의한 보험중개업의 국경간거래 허용의 경우 실질적인 거래 확대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법률서비스의 변화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미국변호사 자격 소지자가 우리나라에서 국제 공법 및 자격취득국의 법률에 대해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단계적으로 허용함에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 보다 양질의 국제거래 관련 자문서비스를 공급받을 수 잇는 여건이 조성되는 한편, 외국 유수 로펌과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형태의 협업관계를 통해 국내 로펌들이 세계적 네트워크에 통합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제약업 분야는 미국으로부터 향후 10년간 연평균 1,923만달러 증가하는 반면, 수출은 334만 달러 증가에 그쳐 대미 무역수지 적자가 연간 1,590만달러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관세가 소비자가가 아닌 수입원가에 붙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으려면 수입업체들의 자진 가격인하가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FTA로 인해 국내 시장의 경쟁효과가 커지며 제품값이 내려가는 효과에 대해서는 기대하고 있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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