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운송수입과 해외배당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경상수지가 88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한국은행의 전망치(92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883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759억달러)보다 16.3%(124억달러) 늘었고, 2015년(1천51억2천만달러)과 2016년(979억2천만달러)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큰 흑자 규모다.

상품 수출입 차이인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1년 새 806억달러에서 762억1천만달러로 약 44억달러 감소했다.

연간 수출(6천500억1천만달러)이 2020년보다 25.5% 늘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회복에 따른 자본재·소비재 수요에 따라 수입(5천738억1천만달러) 증가율이 31.2%로 더 높았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는 31억1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전년보다 적자 폭이 115억6천만달러 줄었다.

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로 운송수입(455억1천만달러)이 급증하면서 운송수지 흑자(154억3천만달러)가 역대 최대에 이른데 큰 영향을 받았다.

임금·배당·이자 흐름과 관계있는 본원소득수지 흑자(193억3천만달러)도 1년 새 58억4천만달러 늘었다.

무엇보다 해외 직접투자와 주식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배당소득 수입(324억1천만달러)과 수지(97억달러)가 모두 역대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전망치(920억달러)보다 실제 흑자액이 37억달러 정도 적었는데, 지난해 4분기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이 급증하면서 예상보다 상품수지 흑자 폭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경상수지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국내외 전염병 확산세, 글로벌 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 급변, 중국 경제 성장률 변화 등을 꼽았다.

그러나 상품수지 축소 기조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수출입에 미치는 변수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지금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12월만 따로 보면, 경상수지 흑자는 60억6천만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5월 이후 20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지만, 전년 같은 달(120억6천만달러)과 비교해 흑자 규모가 60억달러 축소됐다.

특히 상품수지 흑자가 1년전(106억달러)보다 61억2천만달러 적은 44억8천만달러에 그쳤다. 수출(624억3천만달러)이 18.8% 늘었지만, 수입(579억5천만달러)은 38.2%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12월 수출과 수입액은 모두 월 기준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12월 서비스수지는 2억4천만달러 적자로, 1년 전보다 2억달러 줄었다. 운임 상승 등에 운송수지 흑자(16억1천만달러)가 1년 전보다 11억9천만달러 증가한 덕이다.

본원소득수지는 24억7천만달러 흑자로,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배당지급이 늘면서 1억2천만달러 감소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2월 중 72억3천만달러 늘었는데,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20억6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22억1천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25억1천만달러나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액은 62억6천만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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