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내년부터 모든 사업장에서 가족 돌봄이나 자신의 건강·학업 등을 이유로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내년부터 1∼29인 사업장에 대해서도 '가족돌봄 등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확대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이 제도는 2019년 8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법' 개정으로 도입돼 작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됐다. 작년에는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된 뒤 올해 30∼299인 사업장으로 확대됐다. 업종이나 근무형태와 무관하게 적용된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주당 15∼30시간 범위로 단축할 수 있다. 단축 기간은 최초 1년 이내로 신청할 수 있으며, 추가로 2년의 범위 안에서 한 번만 연장할 수 있다.

근로자가 이 제도를 신청할 수 있는 사유는 가족 돌봄, 본인 건강, 은퇴 준비, 학업 등 크게 4가지다.

'가족 돌봄'은 가족의 질병이나 사고, 노령으로 인해 가족을 돌봐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여기서 가족은 근로자 조부모·부모, 배우자 부모, 자녀, 손자녀가 해당한다. 단순 자녀 양육은 '돌봄'에 해당하지 않는다.

'본인 건강'은 질병, 부상 등으로 자신의 건강을 돌봐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도 포함된다.

'은퇴 준비'는 만 55세 이상 근로자가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며 재취업과 창업, 사회공헌활동 등 다양한 사유가 인정된다.

'학업'은 학교 정규교육 과정, 직업능력개발훈련, 일정 자격취득 등의 경우를 뜻한다. 독학이나 단순 취미활동, 사업주 주도의 직업훈련은 제외된다.

▲ 가족돌봄 등 근로시간 단축제도 내용[고용노동부 제공]

근로자가 이 같은 사유로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하면 사업주는 허용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이유로 해당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이 6개월 미만일 경우, 대체인력 채용이 곤란한 경우, 업무 성격상 근로시간 분할 수행이 곤란한 경우,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 근로시간 단축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에는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한 사업주는 노동부가 운영하는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을 통해 간접노무비(1인당 월 30만원), 임금감소액 보전금(1인당 월 2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지원은 중소·중견기업에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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