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DA 사용 허가를 받은 화이자의 코로나 치료 알약 '팍스로비드'[사진=연합뉴스]

[윤호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시간)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 알약을 가정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최초로 승인했다. 

FDA는 이날 화이자가 제조한 항바이러스 알약 '팍스로비드'를 미국의 각 가정에서 긴급 사용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알약은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복제되는 것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감염자가 중증에 빠지는 상황을 막아준다.

FDA에 따르면 병원 밖에서도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알약을 복용할 수 있는 사람은 코로나 감염 시 입원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에 속하는 성인과 12세 이상 소아 환자다.

허가 대상에는 노인을 비롯해 비만과 심장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들, 몸무게 40㎏ 이상이어야 이 알약을 복용할 수 있다.

또 '팍스로비드'를 구매하기 위해선 병원 처방전은 필수다.

FDA는 "코로나 새 변이(오미크론)가 출현한 중대한 시기에 이번 허가는 코로나에 맞서 싸울 새로운 도구를 제공한다"며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는 고위험군 환자들이 더 쉽게 항바이러스 치료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의 임상시험 데이터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중증 질환 위험이 큰 코로나 환자의 입원과 사망을 예방하는데 90% 효과를 발휘했고, 오미크론에 대해서 효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알약은 기존의 링거용 또는 주사제에 비해 초기 감염자를 치로하는 빠르고 저렴한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 감염 증상이 나타난 직후부터 5일 동안 12시간마다 복용해야 한다.

화이자는 FDA의 긴급 사용 허가를 발표하면서 '팍스로비드'를 즉시 납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용한 '팍스로비드'는 18만 코스(1코스당 30알)이고, 미국에는 6만∼7만 코스가 배정됐다.

초기 물량이 적은 것은 알약 제조에 9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사용 증가에 대비해 내년도 생산 물량을 8천만 코스(1코스당 30알)에서 1억2천만 코스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정부는 앞서 화이자와 '팍스로비드' 1천만 코스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코스당 가격은 530달러(63만 원)다.

AP 통신은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 알약 '몰누피나비르'에 대해서도 FDA가 곧 긴급 사용 승인을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FDA 자문기구인 항균제자문위원회(ADAC)도 지난달 30일 몰누피라비르 승인을 권고했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이 알약이 임신부 등에 안전성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코로나 감염을 막을 최선의 방법이지만, 약 4천만 명에 달하는 미국 성인들이 백신을 맞지 않은 상황에서 효과적인 코로나 알약은 환자 급증을 둔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날 ‘팍스로비드’의 긴급 사용승인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으로부터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 요청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달 10일 식약처에 팍스로비드의 임상 자료 등에 대한 사전 검토를 신청했고, 식약처는 질병관리청의 긴급사용승인 요청과는 별개로 해당 자료를 검토해왔다.

식약처는 제출된 임상과 품질 자료 등을 면밀히 검토해 전문가 자문회의,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 심의를 거쳐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