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국가부채(광의) 규모가 지난해 1천985조원까지 급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천조원에 육박했다. 

나라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112조원까지 불어났다.

정부는 6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 등이 담긴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정부의 재무제표 결산 결과 지난해 국가부채는 1년 전보다 241조6천억원 증가한 1천985조3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지난해 1천924조원) 규모를 웃돈 것은 발생주의 개념을 도입해 국가결산보고서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1회계연도 이후 처음이다.

증가 폭 역시 역대 최대다. 

▲ (기획재정부 제공)

국가부채는 중앙·지방정부의 채무(국가채무)에 공무원·군인연금 등 국가가 앞으로 지급해야 할 연금액의 현재가치(연금충당부채)를 더해 산출하는 개념이다. 현재와 미래의 잠재적인 빚을 합산하는 광의의 부채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4차례에 걸쳐 모두 67조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국채발행 규모가 111조6천억원 증가했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를 합친 국가채무(D1)가 지난해 846조9천억원으로 전년대비 123조7천억원 늘었다. 이로써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7.7%에서 44.0%로 1년 새 6.3%포인트 뛰었다.

D1 기준 국가채무는 국가간 비교의 기준이 되는 D2 기준 일반정부 부채(D1+비영리공공기관 부채)의 근간이 되는 지표다.

국가부채 증가의 또 다른 한 축은 100조5천억원(공무원 71조4천억원+군인 29조1천억원) 늘어난 연금충당부채다. 연금충당부채를 포함한 비확정부채가 130조원 급증했다.

연금충당부채는 미래에 지급할 추정연금액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개념으로, 저금리 시기엔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연금충당부채의 규모는 커지게 된다.

▲ (기획재정부 제공)

코로나19 위기로 정부의 수입 증가세는 둔화한 반면 위기 극복을 위한 지출은 급증하면서 나라살림 상황을 나타내는 재정수지도 빠르게 악화됐다.

지난해 총수입은 478조8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7천억원 증가한데 비해 총지출은 549조9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64조9천억원이나 늘었다.

이에 따라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71조2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7%로 1982년(-3.9%) 이후 38년 만에 가장 나쁜 수치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 등을 제외해 정부의 실제 재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도 112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역대 최대인 2019년(54조4천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5.8%로 관리재정수지를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악이다.

다만 국제적으로 보면 코로나19 대응용 확장재정에 따른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3.1%로, 13.3%인 선진국의 ¼ 수준에 다소 못 미친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 (기획재정부 제공)

지난해 정부의 예산 집행률은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98.1%로, 불용률은 1.4%로 가장 낮다.

국가채권은 411조3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8.5% 증가했다.

국유재산은 1천156조3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늘었다.

국유재산 중 가장 비싼 도로는 경부고속도로로 12조3천억원이었다. 가장 비싼 국유건물은 1단계 정부세종청사로 4천297억원이다.

▲ 강승준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

기획재정부 강승준 재정관리관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확장재정으로 큰 폭의 재정적자가 발생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일반적인 상황"이라면서 "선진국이나 세계 평균에 비해 우리나라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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