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2 북미정상회담 2주년 상반된 평가 내놓은 북한과 미국사진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함께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범호 기자] 북한과 미국이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6·12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북한은 미국이 '실천이 없는 약속'을 했다며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힘을 키우겠다고 선언한 반면, 미국은 정상 간 약속 실현을 위한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며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북한은 12일 오전 리선권 외무상 담화를 통해 "두 해 전 한껏 부풀어 올랐던 조미(북미) 관계 개선 희망은 오늘날 절망으로 바뀌었다"면서 "조미 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미국이 말로는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정세격화에만 광분해왔다"면서 "실천이 없는 약속보다 더 위선적인 것은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미군 유골 송환, 억류 미국인 송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중지 등 회담에 호응하는 조처를 하였지만, 미국은 북한을 겨냥해 핵전략 폭격기, 항공모함 등을 한반도 주변에 배치했다는 주장이다.

리 외무상은 이러한 점을 들어 "우리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선언해 미국을 상대로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대북 성과를 홍보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도 "때 없이 자랑거리로 뇌까리고 있다"면서 "다시는 아무런 대가없이 치적 선전감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북한이 '싱가포르 합의 파기'를 선언한 것은 아니고, '대가'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협상 여지를 완전히 차단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비판에도 싱가포르 합의를 구체화하기 위해 북한과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2주년과 관련해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모든 약속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 사람들이 더 밝은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북한과 의미 있는 협상에 관여하는 데 대해 전념하고 있다"면서 "그러한 제안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하며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대변인은 다만 북미 간 현 상황을 두고서는 최근 북한의 연락채널 단절에 대해 밝힌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는 입장을 반복해 표명,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내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고 ▲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 한국전 당시의 전쟁포로 및 전쟁실종자 유해 송환 등 4개 합의사항이 담긴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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