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산한 이탈리아 수상 도시 베니치아 모습. [연합뉴스]

[윤호 기자] 최근 며칠 사이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도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북부 롬바르디아에서만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밀라노 북쪽에 있는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2세 남성이 숨을 거뒀고, 주말께 심장마비 증세로 응급실에 실려 온 80세 남성 감염자도 사망했다.

이밖에 지병이 있는 88세 남성 및 84세 남성 감염자가 각각 숨졌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7명으로 늘었다. 대부분 지병을 가진 80세 이상의 고령 감염자들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중국, 한국, 이란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것이다.

앞서 롬바르디아주에 거주하는 77세의 여성 감염자가 지난 20일 사망한 데 이어 21일에는 베네토주에서 78세 남성이 숨졌다. 23일엔 롬바르디아주 내 한 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던 77세 여성 감염자가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

주별 사망자는 롬바르디아 6명, 베네토 1명이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4일 현재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밤까지 확인된 확진자 수 152명에서 72명 더 늘어난 22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주별 확진자 수(사망자 포함)를 보면 롬바르디아가 172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주도인 베네토가 32명, 롬바르디아 바로 아래에 위치한 에밀리아-로마냐가 18명, 피에몬테 4명, 수도 로마를 품은 라치오 3명 등이다.

전체 확진자 가운데 23명은 증상이 심각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99명은 일반 병실에 입원해 있다. 별다른 증상이 없는 91명은 자택에 격리돼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다만, 현재도 의심 증상을 보이는 주민들이 많아 확진자 수는 한동안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수는 중국과 일본(크루즈 감염자 포함), 한국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당국은 이처럼 최근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원인을 파악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특히 북부 지역 최초 감염자, 이른바 '0번 환자'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국은 이미 수주 전에 바이러스가 퍼졌으며, 잠복기를 거쳐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증세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일 감염자가 쏟아져나오는 북부는 현재 일선 학교와 박물관·미술관·도서관 등 문화시설이 대부분 문을 닫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네치아 카니발도 24∼25일 남은 일정이 취소됐고, 각종 스포츠 경기도 취소·연기됐다.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한 롬바르디아·베네토 내 11개 지역은 주민 이동 제한령이 내려져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소속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건강·식품안전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PC)와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 그룹이 이탈리아로 급파돼 방역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의 상황을 매우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현지 당국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우리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