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남북 군사실무회담 결렬과 관련하여 우리와 미국 정부에서 북한측에 진정성과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통되게 나왔다.


1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문상균 북한정책과장(우리측 회담 수석대표)은 “우리측에서제의한 의제와 수석대표의 급에 대해 북측이 동의한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면서 “북한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과 관련해서는 “우리측은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측의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확인하고, 차수를 바꾼 다음 ‘군사적 긴장 해소’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제시한 반면, 북측은 해당 의제들을 한꺼번에 다룰 것을 요구했다고 문 대표는 전했다.


문 대표는 또, 이는 “마지막에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 방지 약속으로 봐도 되느냐’고 물었을 때 북측이 자기 입장을 이야기한 부분”이라면서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우리 국민의 아픔과 상처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입장을 북측에 밝혔다고 설명했다.


본 고위급회담을 이달 18일에 빨리 개최하자는 북측의 요구에 우리측의 ‘회담 준비기간’을 이유로 날짜를 늦출 것을 제의한 문 대표는 “북측의 추가 회담 요구가 있다면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조건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미 국무부 필립 크롤리(Philip J. Crowley) 차관보도 9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비슷한 뉘앙스로 이번 결렬 사태를 진단하는 가운데, “북한은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같은 최근의 행동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긍정적인 발걸음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에 “꼭 그렇다고 답할 순 없다”고 답한 크롤리 차관보는 “이번 회담은 대화에 임하겠다는 진정성과 의지를 보여줄 북한의 기회였다”면서, 북측 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나간 사실은 “이 시점에서 그 의미를 실제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분명히 이와 같은 회담은 남북관계 개선과 더불어 북측의 도발에 따른 긴장의 완화를 달성시킬 수 있는 수단이기에 (미국도)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평가중”이라고 전한 그는 이번 결렬이 북한을 “기회 상실의 범주로 몰아넣었다(puts them in the category of a missed opportunity)”고 못박았다.


또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재개 문제도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부분도 우리 정부의 최근 입장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미 양국의 이같이 하나같은 대북 입장 고수 기조가 향후 대화 재개 문제와 관련해 궁지에 몰린 북측으로부터 어떤 입장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북측은 9일 대표단의 이름으로 발표한 “공보” 성명에서 우리측을 남북간 대화에 줄곧 내빼려는 태도로 일관하는 “역적패당”으로 묘사하면서 “우리 군대와 인민은 더 이상 상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용남군 기자 ygshow@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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