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C-135W(왼쪽), E-8C 정찰기[미 공군 제공]

[홍범호 기자] 북한이 '성탄 선물'을 언급하며 도발을 시사한 데 대해 미 공군 정찰기 4대가 동시에 한반도로 출격해 북한의 지상과 해상 등을 정밀 감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국 정찰기 4대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저녁과 성탄절인 이날 새벽 사이에 한반도 상공으로 출동했다.

동시에 4대 출격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의 ICBM 등 지상과 SLBM 등 해상의 움직임을 촘촘히 감시·정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공군의 리벳 조인트(RC-135W),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 RQ-4 글로벌호크, 코브라볼(RC-135S) 등 4대의 정찰기가 동시에 한반도 상공 및 동해 상공에 나선 것이 포착됐다.

RC-135W와 E-8C는 각각 한반도 3만1천피트(9.4㎞) 상공에서, 글로벌호크는 5만3천피트(16.4㎞) 상공에서 작전 비행을 했다. RC-135S는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주일미군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동해 상공으로 비행했다.

▲ RC-135S 정찰기[EPA/HITOSHI MAESHIRO]

미 공군의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 RC-135W는 미사일 발사 전 지상 원격 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하고, 탄두 궤적 등을 분석하는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통합 감시 및 목표공격 레이더 시스템 등을 탑재한 E-8C는 고도 9∼12㎞ 상공에서 북한의 미사일 기지, 야전군의 기동, 해안포 및 장사정포 기지 등 지상 병력과 장비 움직임을 정밀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비행하면 9∼11시간가량 체공할 수 있고, 항속거리는 9천270㎞에 이른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의 무인정찰기이다. 한번 떠서 38∼42시간 작전 비행을 할 수 있다.

RC-135S는 최첨단 전자광학 장비로 원거리에서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할 수 있는 정찰기인데 이번 출격은 SLBM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북한 잠수함 기지를 정찰한 것으로 보인다.

주일미군의 KC-135R 공중급유기도 이날 주일미군 기지서 연료를 다시 채워 이들 정찰기 지원을 위해 동해 상공으로 출동했다.

▲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노스럽 그루먼 인터넷 홈피 캡처]

과거 한반도에서 작전 비행을 한 미국 정찰기는 위치식별 장치를 끄고 활동했으나, 북한이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최근에는 켠 채로 공개적인 비행을 하고 있다. 이는 북한 전역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면서 압박을 가하려는 목적으로 관측된다.

미국 정찰기는 지난 19일부터 연일 한반도로 출동하고 있다.

앞서 북한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지난 3일 담화에서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7일과 13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북한의 '전략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시험이 ICBM과 정찰위성 발사용 대형로켓 엔진 성능 실험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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